생명체가 근본적으로 기능을 하는데 필요한 정보가 담겨있는 세포 내 DNA의 전체염기서열과 이 속에 담겨 있는 유전자들을 총체적으로 분석하여 생명현상연구에 활용하는 연구를 ‘유전체학’이라고 한다. 이런 유전체 연구는 유전자 질병 진단 등 실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학문이다.
어떤 질병이나 증후군을 유전자 수준에서 진단하는 것을 유전자 진단이라고 하는데, 약 2만5천개에 달하는 인간 유전자를 분석하는데 사용 할 수도 있다.
이렇게 쓰였을 경우 향후 발병할 수 있는 개인별 질병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맞춤 처방관리로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여, 인류의 건강 수명을 연장하는데 이용되는 ‘최첨단 맞춤 의학 시스템’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서울에 소재한 한 대학병원 내분비내과에서는 2000년부터 보건복지부 지정 당뇨 및 내분비질환 유전체 연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센터에서는 국제적 표준에 맞게 고안된 당뇨병 유전체 역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당뇨병 발병 유전자를 발굴하고 병을 조기 진단하여 환자 개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결정하는 등 맞춤 치료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생명정보의 활용은 식물에게도 적용된다. 지난 해 5월, 농촌진흥청에서는 벼 잎 가장자리가 노랗게 변하고 잎에 흰 무늬를 형성하며 안쪽으로 오그라드는 ‘벼흰잎마름병’을 조기 진단 할 수 있는 검사법을 개발 했다.
이것은 벼 농사에 가장 큰 피해를 주는 흰잎마름병원균과 알마름병원균을 볍씨 한 알로 15분만에 신속히 알아 낼 수 있는 검사법이다. 각 병원균만이 갖고 있는 특이 DNA정보를 이용해 신속히 판별 할 수 있는 것으로, 생명정보를 활용한 유전체 연구라고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유전체 연구는 범죄수사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옷 조각에 묻은 작은 흔적이라도 유전자 분석을 통해 사건해결의 결정적인 단서가 될 수 있고, 머리카락이나 털, 담배 꽁초에 묻은 작은 흔적도 DNA분석을 통해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려운 미제 사건이라도 현장에 DNA가 남아있다면 몇 년 뒤에라도 범인을 검거 할 수 있게 되었다. 점점 지능화 되는 강력범죄의 범인을 찾고, 증거를 확보하는데 DNA검사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DNA를 활용한 국내 과학수사는 장비나 기술에서 이미 세계적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
어렵게만 느껴질 수 있는 유전체 연구는 이렇듯 우리의 실생활과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다. 유전체 연구의 핵심은 생명정보의 활용이다. 생물의 유전자 정보를 위주로 개체에 관한 정보를 담고 있는 생명정보, 우리는 이것을 국가 생명산업의 발전을 위해 더불어 인류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기술이 될 수 있도록 발전시키고 활용해야 할 것이다.
박동석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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