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도 뿌리고 교복도 찢고 자유를 만끽하려 했는데, 경찰에 붙잡혀 간다 해서 그냥 집에 갑니다.”
학교폭력 문제가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며 경기지역 초·중·고 졸업식장에도 경찰이 등장, 예전과 같은 ‘요란한’ 졸업식은 없었다.
7일 수원 천천고과 유신고 등 17개 초·중·고에서 일제히 졸업식이 열려 6천233명의 학생들이 고교생활을 마감했다.
하지만 올해 졸업식은 예년 졸업식 때와 같이 교복을 찢고 벗기거나, 계란과 밀가루를 던지는 일탈 행동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경기지방경찰청이 각 학교별 졸업식장마다 담당경찰서와 인접 지구대 순찰차 및 경찰인력 10여명씩을 배치해 학생들의 일탈 행동을 막아섰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11시30분께 수원시 장안구 천천동에 있는 천천고등학교 졸업식장.
총 360명의 학생이 성인으로서 첫발을 내딛는 이 학교 입구에는 수원중부경찰서와 인접 지구대 소속 순찰차와 경찰 10여명이 포진, 졸업식을 마치고 귀가하는 학생들을 상대로 계도 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경찰은 학생들에게 ‘날씨도 추운데 돌아다니지 말고 일찍 들어가라’는 식의 계도 활동을 펼쳤으며, 이미 오전부터 교사들에게 ‘교복을 찢거나 밀가루를 뿌리면 경찰이 잡아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학생들은 별다른 일탈행동(?) 없이 학교를 떠났다.
간혹 교내 화장실과 비상구 등에서 삼삼오오 짝을 이뤄 담배를 태우는 졸업생들의 모습이 목격됐지만, 밀가루를 뿌리는 등의 행동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후 3시께 수원시 팔달구 원천동에 자리한 유신고등학교 졸업식장도 상황은 마찬가지.
598명의 남학생이 졸업식을 한 이 학교 입구 역시 순찰차 2대를 비롯해 경찰인력 10여명이 투입돼 혹시 모를 학생들의 돌출행동을 감시하고 있었다.
졸업생 L군(18)은 “작년에 선배들 졸업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교복도 찢고 밀가루도 뿌리고 하며 자유를 만끽했는데 그냥 가려니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2월 한달동안 도내 2천141개 초·중·고 44만9천630명의 학생들이 졸업식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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