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라 쓰러지는 소에 방역당국은 ‘초비상’

폐사 소서 ‘보튤리즘 감염’ 확인… 흙 교체작업 한창

포천시 창수면 오가리 등 포천·연천지역 14개 축산농가에서 젖소와 한우들이 잇따라 폐사해 방역당국이 비상방역에 들어갔다.

 

5일 경기도 북부청과 포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중순부터 포천·연천에서 소들이 주저앉은 채 사료를 먹지 않는 증상을 보이다가 3∼4일 만에 폐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 같은 증세로 지금까지 소 281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방역당국이 긴급 조사를 벌인 결과 죽은 소 10여 마리에서 토양 유래성 질병인 보튤리즘 B형과 C형 감염 증상이 확인됐지만, 나머지 소에서는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다.

 

보튤리즘 독소에 감염된 소는 신경과 근육 접합부가 차단돼 마비 증상을 겪다가 죽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일단 소들의 집단 폐사 원인이 보튤리즘 감염일 것으로 추정하고, 지난 1일부터 3일간 포천지역 농가의 젖소와 한우 159마리에 보튤리즘 B형 예방백신을 접종했다.

 

보튤리즘 C형 백신은 국내에 여유분이 없어 주말께 외국에서 들여오는 대로 접종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방역당국은 농가와 축사를 소독하고 깨끗한 흙으로 교체해 주는 등 추가 피해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천시 관계자는 “소들의 폐사 원인을 보튤리즘 감염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 아직 정확한 원인은 드러나지 않았다”며 “보튤리즘은 감염성은 없으나,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예방 백신을 접종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천시에서는 지난해 9월 신북면 금동리 축산농가에서 생후 18개월짜리 한우 1마리가 힘없이 주저앉은 채 물과 음식을 먹지 않다가 사흘 만에 죽는 등 한달새 생후 8~20개월 된 소 20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당시 경기도 축산위생연구소의 조사에서는 구제역, 광우병 등 각종 질병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국립수의과학검역원도 역학조사를 벌였지만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포천=안재권기자 aj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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