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시, 화훼농가 수질검사서 기준치 최고 2배 농민들 “은폐 급급 피해 키워”… 마사회 “대책 마련할 것”
과천지역 화훼농가들이 경마장 경주로에 뿌리는 소금 때문에 지하수가 오염됐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본보 1월16일자 5면) 화훼농가 지하수의 염소이온 농도가 기준치보다 최고 2배까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과천시와 마사회 등에 따르면 시는 지하수 오염으로 분재 등 화훼식물이 고사하고 있다는 화훼농가들의 민원에 따라 지난달 19일 경마장 인근 화훼농가 7곳의 지하수를 채취해 전문기관에 수질검사를 의뢰했다.
검사결과 7곳 중 3곳의 염소이온 수치가 기준치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나무와 단풍나무 등 1만여 본의 분재가 고사한 과천시 주암동의 한 산수원 농원은 염소이온이 325㎎/(기준치 250㎎/L)로 나타났으며, 마사회 경마장 인근 지하수 역시 염소이온의 기준치를 크게 초과한 432㎎/L를 기록했다.
또 박모씨 소유의 농가인 과천시 주암동 농장의 지하수는 염소이온 수치가 기준치의 2배가 넘는 543 ㎎/L로 조사됐다.
김재인 한국분재연구소장은 “분재는 흙의 양이 적기 때문에 염분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독소로 작용한다”며 “분재의 염분농도가 높으면 뿌리에서 탈수현상이 발생해 나무가 말라 죽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검사결과를 전해들은 농민들은 이미 예상했던 결과라는 반응이다.
김기종 산수원 농원 대표는 “지난 3년간 이유없이 분재가 고사해 왔는데, 이번 수질검사로 그 원인이 확인됐다”며 “그동안 10여개 분재농가에서 고사한 분재만 2만여 본에 이르고 있으며, 시가로 따지면 20억원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또 김석현 곰솔농원 대표도 “마사회가 지난 2009년 일부 화훼농가에서 지하수 오염 문제를 제기하자, 보상비를 지급한 후 이 사실을 은폐해 왔다”며 “그 후 마사회가 지하수 오염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서 인근 농가의 피해를 키웠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마사회 관계자는 “이번 수질검사는 지하수에 염분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했다는 자료일 뿐 그 원인에 대해서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앞으로 지하수 오염에 대한 원인 분석을 통해 대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형표·이호준기자 hp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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