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졸업식 그만… 축제로 즐겨요”

성균관 유생옷 입고·교복 물려주고·선생님 축하공연… ‘감동과 감사’ 졸업식 확산

“선·후배가 함께 즐거운 졸업식을 준비하는 데 뒤풀이가 왠말이에요.”

 

교육계는 물론 경찰 등이 졸업식 폭력 뒤풀이 등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지역 곳곳의 학교에서 교복물려주기, 문화체험 등 ‘인권친화형 졸업식’을 계획, 눈길을 끌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2월 본격적인 졸업시즌을 앞두고 도내 초·중·고교 졸업식 실태를 분석한 결과, 98개 초·중·고교에서 ‘인권친화형 졸업식’을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졸업문화를 바꾸는 학교들은 그동안 지루한 졸업식 관행이 뒤풀이 문화를 양산했다는 점에 공감하고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졸업식 문화를 조성하고 있었다.

 

오는 9일 오전 10시 졸업식이 열리는 시흥 장곡중학교는 졸업생들이 후배들에게 교복을 수선해서 물려주는 행사를 시작으로, 선·후배들과 담임교사들의 축하공연을 열 예정이다.

 

이 때문에 방학기간인데도 학생들과 교사들은 학교로 모여 즐거운 졸업식 준비에 한창이다.

 

또 졸업식을 마친 뒤 반별로 추억의 영상을 시청하며 덕담을 주고받는 시간도 마련했다.

 

축제형식의 졸업식은 고양의 정발중, 용인의 동백고, 수원정보과학고, 구리 삼육고에서도 마련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16일로 예정된 용인 남곡초등학교는 학생들에게 전통문화교육을 심어주기 위해 졸업식에 ‘성균관 문화체험’을 접목했다.

 

학생들은 조선시대 성균관 유생들의 옷을 입고 졸업식에 참여하고, 스승과 부모님께 감사의 편지를 전달한다.

 

경기도교육청은 올 졸업시즌을 맞아 인권친화적 졸업식 우수사례를 발굴해 도내 2천여개 학교에 확대를 유도할 방침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폭력적인 졸업식을 막기 위해서는 졸업식 자체가 즐거워야 한다”며 “인권친화적인 졸업식 우수사례를 전파하고 경찰과도 긴밀히 협조해 뒤풀이 근절에 힘써 나가겠다”고 밝혔다.

 

오영탁기자 yt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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