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을 졸업하면 뭐하나 실업자인데…”

법조계 경쟁 갈수록 치열… 41명 중 30여명 취업, 일부 졸업생 “3년간 고생했는데 실업자 신세로”

“국내 1호 로스쿨 졸업생으로 꿈에 그리던 법조인이 됐습니다.”VS “로스쿨을 졸업하면 뭐합니까 실업자로 전락했는데…”

 

국내 법조계의 대변혁을 가져온 로스쿨의 국내 첫 졸업식이 열렸지만 졸업생들 사이에서 취업여부를 놓고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매서운 겨울날씨를 보인 31일 오후 2시, 수원 아주대학교 종합관에선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위수여식이 열렸다.

 

지난 2009년부터 국내 29개 로스쿨 대학이 본격적인 학기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로스쿨 졸업식이다.

 

국내 첫 로스쿨 졸업생 배출이란 기대와 함께 행사장에는 졸업생들을 축하해 주러 찾아온 200여명의 가족과 친인척들로 가득찼다.

 

하지만 졸업생들은 ‘훌륭한 법조인’이라는 기대 속에서도 취업에 이미 성공한 졸업생들과 아직 취업에 성공하지 못한 일부 졸업생들 간 얼굴 표정은 사뭇 달랐다.

 

1시간 동안 진행된 졸업식 내내 졸업과 취업의 두마리 토끼를 잡은 졸업생들은 그동안의 고생과 보람, 취업한 곳에 대한 대화를 나누며 기쁨을 감추지 못한 반면 취업에 성공하지 못한 일부 졸업생들과 가족들 사이에서는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한 기업의 법무법인에 취업한 졸업생 P씨(37)는 “정말 바라고 바라던 법조인이 되서 너무나도 기쁘고 얼마 전 취업에도 성공해 가족들 모두 대견스러워 하고 있다”며 “하지만 함께 고생하며 공부한 친구들이 아직 취업하지 못한 경우도 있어 마냥 기뻐할 순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취업을 준비 중인 졸업생 A씨는 “비싼 등록금을 들여 3년 동안 고생을 했는데 졸업식과 함께 실업자로 낙인 찍히는 것 같아 슬프다”며 “점점 치열해질 법조계 취업경쟁이 걱정이 되긴 하지만 보란듯이 취업에 성공할 것”이라고 나름의 의지를 다시금 불태웠다.

 

그동안 로스쿨 도입과 함께 실업자가 대거 양산될 거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면서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법조계 취업경쟁은 심화될 전망이다.

 

한편, 이날 졸업한 41명의 졸업생들 중 30명 이상이 취업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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