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학생·학부모, 대통령에 “학교 시스템 역부족…” 호소, 경기청 “논란 가능성 커 신중히 검토”
경기도내 일선학교에서 계속되고 있는 폭력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경찰이 일선학교에 배치돼 학교폭력 문제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피해학생들 사이에서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경찰청에서도 학교폭력 전담 경찰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도입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31일 경기도교육청과 경기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30일 안양의 학교폭력 상담센터(Wee)를 찾은 고1 여학생 A양은 이곳을 찾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가해 학생은 반성문 쓰고, 벌점 받으면 끝인데 이것으로 안 된다. 경찰이 개입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A양은 “폭행이나 따돌림을 당했어도 이를 신고한 사실이 알려지면 더 큰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에 말 못하는 애들이 태반”이라며 학교폭력 상담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부터 무려 3개월간 동창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오산의 한 초등학교 6학년 B학생(남)과 학부모도 이 문제에 공감했다.
B학생의 학부모는 “피해를 당하는 친구들 대부분은 선생님에게 말하는 것은 꿈도 못꾸고 말을 하더라도 선생님은 둘이 알아서 잘 해결하라고 하는데 누가 말하겠냐”며 “경찰이 학교폭력 문제에 개입해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을 분리시키고 교육시키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이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 학교자체 해결이 어렵다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의 분리 및 관리를 위한 경찰의 일선학교 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의정부 Wee센터 한 상담사는 “학교에서는 전문적인 상담이 이뤄지지 않고 교사들이 학교폭력 문제를 심각하게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학생들이 신고를 꺼리는 게 사실”이라며 “현재 스쿨폴리스 경찰관이 Wee센터와 연계해 효과를 거두는 경우가 많은 만큼 좀 더 적극적으로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에 대해 관여할 수 있는 방안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경기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도내 권역별로 9명의 스쿨폴리스를 배치해 운영 중이지만 부족하다고 판단해 30여명의 학교폭력 전담 경찰관을 추가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그러나 경찰의 일선학교 배치는 논란의 소지가 있는 만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오영탁기자 yt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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