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재주 모두 ‘짱’… 시골학교의 반란

[이천 장호원 대서초교 ‘교육 혁명’]

전교생이 73명에 불과한 이천 장호원 대서초등학교에 교육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읍내도 아니고 시골 마을에서 폐교를 걱정했던 작은 학교가 2011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에서 이천지역 1위, 경기지역 19위를 차지하며 교육계를 감짝 놀라게 했다.

 

■ 고리 맺기 협동 학습

대서초에는 이름도 생소한 고리 맺기 협동 학습 프로젝트가 운영된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 스스로 친구와 후배들의 학습 도우미가 돼 공부를 도와주는 제도이다. 물론 선생님이 학습을 지도하지만 아이들이 아이들의 눈높이로 부진아를 도와주고 스스로 과제를 풀면서 아이들의 성적이 크게 좋아져 이천지역 최고의 우수학생들로 탈바꿈 했다.

 

더욱이 교사들이 정규수업이 끝나면 오후 4시까지 아이들과 함께 보충학습을 하거나 고리맺기 협동학습을 벌이면서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이 거의 없을 정도로 모든 문제를 학교에서 책임지고 있다.

 

이같은 변화에는 시골학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교장을 포함 9명의 교사들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다. 끊임없는 교재연구와 수업장학 등으로 교육과정에 내실을 다지고, 방과 후 시간을 이용한 헌신적인 노력을 해 왔다. 또 교사들은 농촌지역임을 감안해 계절별로 주변 들과 산을 아이들과 함께 다니면서 교사라기 보다는 친구같은 분위기까지 만들어주었다.

 

■ 전교생이 어린이 예술가

 

성적이 올라갔다고 학교가 성적에만 치중하지 않고 있다.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사고를 심어주기 위해 실시 중인 특기적성 교육으로 아이들 모두 악기 연주자이기도 하다.

 

1~3학년 학생은 의무적으로 피아노를 치고, 4~6학년 학생은 관악부에서 활동한다. 학원을 다니지 않고 학교에서만 배운 연주 실력이 수준급이다.

 

취미활동에서 시작된 관악부는 지난해 10월 경기도 학생 관악대회 대상, 같은 해 8월 춘천에서 열린 전국관악 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는 등 해마다 각종 대회에서 상위권에 입상했다.

 

더욱이 건강한 체력을 위한 외발자전거 타기는 전교생 모두가 수준급의 실력을 뽐내면서 이천시민체육대회 등 각종 대회 입장식에 초청돼 박수갈채를 받으면서 학생들 스스로 예술가와 같은 행복감을 만끽하고 있다.

작년 학업성취도평가 이천 1위·경기 19위 전교생 악기 연주·외발자전거 타기 수준급

사교육·폭력 걱정없어 ‘찾아오는 학교’ 변신

■ 외지에서 찾아 오는 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혼연일체가 되다보니 자연스럽게 이 학교는 사교육 없는 학교, 학교 폭력 없는 학교가 돼 도심지역 학부모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농촌지역에 감소하는 학생에도 불구하고 대서초교의 교육혁명이 알려지면서 이 학교에는 먼 충청도나 여주를 비롯 장호원 읍내에서 학생들이 찾아오는 학교가 됐다.

 

이 학교 운영위원장 김장미씨(37) “학교 운영이 정말 아이들을 위한 학교라는 소문을 듣고 2명의 자녀를 데리고 이 학교로 왔다”며“교사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도시 부모들이 걱정하는 성적문제나 학교폭력 따돌림 등을 전혀 걱정하지 않는 최고의 학교”라고 자랑스러워 했다.

 

조상호 교장은 “학력신장은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다는 생각에 그동안 1~5학년까지 기초를 튼튼하게 쌓아온 것이 효과를 드러내고 있다”며 “이 모든 결과는 열과 성을 다해 가르친 교사와 학교, 학부모, 지역사회가 힘을 합쳐 서로 신뢰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라고 말했다.

 

이천=이백상기자 bs200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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