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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0대 여성 취업 전년比 6.8% 증가… 처음으로 ‘200만명’ 넘어서

“노후 대비·일에 대한 욕구 등 생활전선으로 몰려”

조모씨(53·여)는 지난해 봄부터 유치원 식사 도우미 일을 시작했다. 아들 둘이 대학에 입학한 이후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진데다 등록금 부담이 커져 한 달에 100만원 남짓한 돈이라도 벌기 위해서다.

 

식당 운영 경험이 있던 조씨는 아이들의 점심과 간식을 만드는 일이 적성에 맞는데다 매달 받는 월급으로 적금까지 넣고 있어 일을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

 

조씨는 “50대는 늙어서 일을 하지 못한다는 말은 옛날 말”이라며 “앞으로 30년은 더 살텐데 즐겁게 돈을 벌어서 편안한 노후 생활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생계와 노후 대비를 위해 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아줌마’들이 늘어나면서 50대 여성 취업자가 처음으로 200만명을 넘어섰다.

 

25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취업자는 1천9만1천명으로 전년보다 17만7천명(1.8%) 늘었고, 이 중 50대 여성 취업자가 전년보다 6.8%(13만명) 증가한 205만명에 달했다.

 

이에 따라 1963년 여성 취업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처음으로 50대 여성 취업자가 20대를 제치고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며, 20대 여성 취업자는 전년보다 3만명(1.4%) 줄어든 192만명에 그쳤다.

 

50대와 함께 60세 이상 여성 취업자도 전년에 비해 6만명(5.0%) 정도 늘어난 119만명으로 역대 최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경기 호전으로 연간 일자리가 41만5천개 늘어난데다 평균 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50대 여성들이 노후 대비에 나서거나 생계를 이어나가기 위해 생활 전선에 몰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여성취업자 증가는 인구효과가 가장 크지만 여성들의 일에 대한 욕구가 증가한 것도 배경”이라며 “당분간 증가세가 이어지겠지만 올해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큰 폭의 증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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