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들인’ 대학 연구자료 파키스탄에 넘어갈 뻔

석사과정 외국유학생 유출시도 적발

안산시의 한 대학에서 외국 유학생이 연구실 자료를 개인 외장하드로 옮긴 뒤 출국하려 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기술 보안시스템 구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A대학에 따르면 지난 3일 안산지역 A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던 파키스탄 유학생 B씨(28)가 연구실험실 내부에서 공유하는 연구 자료 중 일부를 개인용 하드디스크에 보관하다 발각됐다.

 

지난 2009년 1월 2년간의 연구일정으로 국내에 유학 온 B씨는 2년간의 연구활동을 마치고 올해 초 귀국하려 했으나, 당초 일정보다 일찍 귀국하려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C교수에게 자료를 복사한 사실이 적발돼 유출 시도가 실패로 끝났다.

 

C교수는 학교 관계자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경찰에 알렸고, B씨는 자료 유출 시도에 대해 조사를 받은 뒤 최근 본국으로 돌아갔다.

 

B씨와 연구를 했던 한 학생은 “B씨가 연구실 내부에서만 공유하는 중요 연구자료를 개인 외장하드에 보관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학생들도 마음만 먹으면 자료를 유출 할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어서 보안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사안에 따라 중요 자료가 해외로 유출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정작 학교 측은 대수롭지 않은 사건이라는 반응이다.

 

A대학 관계자는 “외장하드에 들어있던 자료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으나, 중요한 자료는 아니었다”며 “해당 자료가 파키스탄에는 없는 것이라 복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건을 담당한 경찰 관계자는 “테러 관련국 및 개도국의 유학생 연구원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을 경우 중요한 기술이나 자료 등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안산=구재원기자 kjwo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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