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 찾아와라” KT의 꼼수?

‘유무선결합 할인상품’ 유선·대리점서 가입 제한

고객들 “시간·장소 제약… 가입 까다로워”불만

직장인 H씨(30·여)는 최근 가족끼리 할인을 받을 수 있는 KT의 ‘뭉치면 올레’에 가입하기 위해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가 “유선 가입은 불가능하고 대리점이나 KT플라자 등에 직접 방문해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에 그는 대리점을 방문했지만 가입을 거절당했고, 결국 각 시·군에 1~2개 밖에 없는 KT플라자를 방문해 힘들게 가입을 했다.

 

H씨는 “대리점에서는 된다더니 직원이 무조건 플라자로 가라는 말만 했다”며 “고객 만족을 위해 뛰겠다는 KT가 오히려 고객들을 뛰게 만들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KT가 유무선결합 할인상품인 ‘뭉치면 올레’의 가입방식을 어렵게 바꾸면서 결합상품을 사용하려는 고객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KT가 지난해 5월 선보인 ‘뭉치면 올레’는 집 전화·인터넷 등 유선상품과 휴대전화를 개통해 결합하면 1인당 매달 8천~1만2천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2년 동안 최대 144만원 정도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뭉치면 올레’로 인한 손해가 커진 KT가 지난 11일부터 유선으로도 가입이 가능하던 방식을 대리점이나 KT플라자 등 직접 방문으로 제한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더욱이 KT는 ‘뭉치면 올레’ 할인 상품 신청을 받는 대리점에 대해 리베이트를 차감한다는 패널티를 적용, 사실상 대리점 신청 권한까지 막으면서 고객의 불편이 더욱 커지고 있다.

 

대리점 측은 “패널티 때문에 고객들이 휴대폰 가입과 함께 할인 상품 신청을 희망해도 KT플라자 방문을 유도할 수 밖에 없어 손님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KT 유·무선 사용자들은 통신비용을 줄이는 상품이 있어도 시간과 장소에 제약을 받는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혜택을 받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최근 LTE(롱텀에볼루션) 스마트폰 사용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KT는 LTE요금제 가입 고객에 대해서는 ‘뭉치면 올레’ 가입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어 사실상 무용지물 할인상품이라는 지적이다.

 

KT 관계자는 “가족이 아닌 지인들과 묶어 할인 상품을 악용하는 사례가 발견돼 직접 방문으로 바꿨으며, 대리점에서도 신청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뭉치면 올레’로 회사 수익률이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