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콩을 들에서 키우면 콩나무가 되고, 유리병 속에서 키우면 콩나물이 된다’라는 말이 있다. 한번 음미해 봄직한 격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개 자식을 품에 넣고 키우려고 한다. 품에 넣다 못해 껴안고 온갖 비바람은 물론이고, 가벼운 미풍도 피하게 해주려고 안간힘을 다한다. 똑같은 자식이라도 키우는 방법에 따라 늠름하게 미래를 개척할 수도 있고, 아니면 자기의 모든 것을 타인에게 의존하는 무능형으로 바뀔 수도 있다.
필자는 멀쩡한 자식을 과잉 보호하여 나중에 자기 옷 하나도 제대로 못 사는 마마보이로 키운 것을 본 적이 있다.
삼십이 넘어서도 옷 하나 못 사고, 어디 무슨 건물을 찾아가려도 어머니가 야단법석을 떨면서 알려주고 있으니 그 애가 나중에 무엇을 하겠는가.
자기와의 싸움에서 극복할 것을 못하고 누가 해 주기를 바라는 꼴이니, 이는 곧 자식의 미래를 망쳐 놓는 사랑이 아닌가 싶다. 인생은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 할 때도 있고, 비바람을 정면으로 받으면서 돌진해 나갈 때도 있다.
그래서 내가 나를 이기는 의지력과 지혜를 겸비해야 세상사를 헤쳐나갈 수 있는데도 유리병 속에서 안락하게만 키우면서 자기 자식만 특별한 대우를 받게끔 안달을 부리니, 자식이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가 있겠는가.
물론 드문 일이겠지만, 그러한 자식이 좋은 교육을 받고 유학까지 가서 좋은 학교에서 학위를 받았다고 하자. 그렇다고 그 자식이 성공적인 삶을 살 수가 있을까.
우선 이웃을 의식하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부모도 몰라보고 형제도 몰라볼 것이다. 그러니 사랑을 주는 방법도 모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할 것이다. 사랑을 주고받을 줄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 수 있겠는가.
이 세상 모든 조직이 종횡으로 짜여진 구조물과 같은데 그러한 조직의 생리를 모르고, 자기 혼자만 자기가 필요한 것만 요구한다면 주위로부터 호응을 받을 수가 없을 것이다.
요즘 ‘와이프보이’가 늘고 있다고 한다. 와이프 보이는 1990년대에 한창 유행했던 ‘마마보이’를 본떠 만들어진 신조어로 무엇이든 혼자하지 못하고 아내에게 의존하는 남자를 일컫는다.
어느 신문기사가 생각난다. 회사생활 25년차인 김 아무개 부장(53)은 얼마전 한 부하직원 부인의 전화를 받고 어리둥절 했다고 한다. “남편이 감기몸살에 걸려 출근을 할수 없을것 같은데 병가처리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또한, 와이프보이를 남편으로 둔 부인의 경우 남편을 대신해 치과진료를 예약해 주는 것은 물론, 시간을 내서 같이 가기까지 하며 옷도 자신이 골라주고 헬스클럽 등록도 대신 해준다고 한다.
이렇듯 와이프보이는 직장에는 황당함을, 부인에게는 피곤함을 안겨주는 유약하고 의존적인 남성으로 자리잡았다.
이와 같은 현상은 마마보이로 자란 남성들이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습관을 버리지 못해 결혼뒤엔 부인에게 의존하는 것으로 볼수 있다.
따라서 이런 사회현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부모가 자식의 교육에 대해서는 냉정하고 엄청난 자립정신을 키우고 강인하고 자신의 미래를 고민할 줄 아는 살아 있는 교육을 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힘과 능력을 배양하게 하는 교육을 받으며 자라나는 것이다. 행복을 만들어서 그것을 향유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게끔 교육을 시켜야 할 것이다. 그것이 자신과 가정은 물론 국가의 미래도 책임지는 길이다.
장 태 환 경기도의원(민·의왕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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