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마공원 일대 지하수 염분 오염 농민들 “더는 못 참겠다”

수질검사서 확인… 공식적 피해보상 요구키로

마사회 “피해사실 등 민원 제기 땐 검토할 것”

한국마사회가 경마장에 뿌린 소금으로 인해 경마장 농작물이 말라 죽는 등 인근 농가들이 수 억원대의 피해를 입고 있는 가운데(본보 13일자 1면, 16일자 5면) 피해 농가들이 마사회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천시 주암동에서 분재 농원을 운영하고 있는 K씨(36)등은 16일 매년 흉작이 되는 이유를 찾기 위해 지난해 6월 비료 및 토양 전문 분석 기관인 ‘제일분석센터’에 지하수 성분 조사를 의뢰한 결과, 지하수에 염분이 포함돼 있는 것이 확인됐다며 마사회를 상대로 공식적인 피해 보상 요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씨 등은 총 4개 농원 5곳의 지하수를 의뢰했으며, 검사 결과 A농원 지하수에서는 69.40mg/L의 염분이 검출됐고, B농원은 66.86mg/L, C농원에서는 60.50mg/L의 염분이 각각 검출됐다.

 

전문가들은 현재 지하수에 염분이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으면 안된다는 기준이 명확하게 없다면서도, 지하수에 포함된 염분이 농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K씨는 “4개 농가에서 수질검사를 했는데 모두 염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물을 매일 공급받는 나무들은 말라 죽을 수밖에 없다”며 “검사에 함께한 4개 농가 중 2개 농가는 이미 이곳을 떠나 이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항의를 하는 농가들에만 개별적으로 보상 및 물을 공급해 주고 나머지 피해 농가는 모른 척하는 것은 공기업으로서 잘못된 것이다. 마사회에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하고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시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수질검사에 참여한 또 다른 K씨(55)는“지하수 오염으로 인해 5천그루 이상의 나무가 말라죽었다. 피해 규모만 수억원 이다”라며 “지하수가 오염됐음을 알면서도 나무에 물을 줄 수밖에 없는 심정을 마사회가 짐작이나 할 수 있겠나. 주위의 피해 농가들이 더 있는지 알아본 후 함께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마사회 측은 “아직 농가들의 민원이 접수되지 않았다. 농가들이 공식적으로 피해 사실 등의 민원을 제기하면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마사회는 서울경마공원 경주로 등에 말의 안전을 위해 한 해 평균 300t의 소금을 뿌리고 있으며, 지난 2006년과 2009년 인근 농가의 지하수를 검사, 토양오염 사실을 확인하고 2곳의 농가에 총 7천여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한 바 있다.

 

김형표·이호준기자 hp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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