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새마을운동의 모태가 됐던 하남시 가나안농군학교가 미사보금자리지구 지정에 따라 58년 만에 하남지역에서 떠난다.
대신 가나안농군학교는 양평군 지평면으로 옮겨 새 터전을 마련할 전망이다.
13일 하남시와 가나안농군학교(교장 김평일 장로)에 따르면 하남시 풍산동 168-3 일대 4만394㎡ 부지에 자리 잡은 이 학교는 지난 1954년 11월 가나안농장으로 설립, 1962년 2월 가나안농군학교로 개교한 뒤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근검·절약 정신을 가르치는 지역 공동체 운동을 폈다.
이는 1970년대 새마을운동의 모태가 됐으며, 개교이후 현재까지 농민, 상인, 교육인, 의료인, 정치인, 군인, 연예인 등 70여만명이 이 학교에서 인본주의와 개척정신 등의 교육(1천825회·3박4일 이상의 특별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현 정부가 지난 2009년 6월 하남시 망월동 일원 546만3천㎡를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하면서 이 학교 역시 토지수용 대상에 포함돼 이전 및 철거가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 사업시행자인 LH는 학사운영은 할 수 없도록 했다.
다만 이 학교가 지닌 역사성을 반영, 본관건물과 교회를 포함한 6천501㎡만 ‘역사공원’으로 조성한 뒤 향후 하남시에서 관리하도록 했다.
이에따라 이 학교는 최근 양평군 지평면 소재 임야 6만여㎡를 매입, 학교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김평일 교장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평생 대를 이어 이 땅에 개척정신을 불어 넣는데 매진해 왔는데 개발논리 앞에서는 아무 소용도 없었다”며 “토지보상이 헐값이라 정작 학교를 지을 자금이 부족해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한편, 가나안농군학교는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민족 계몽운동 및 새마을운동 등 역사적 흔적을 간직하고 있어 보존 필요성이 높아 보존 후 국민들의 현대사 교육장소로 활용가치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입장이다.
하남=강영호기자 yhk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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