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웅 교육장을 떠나보내며

매서운 찬바람이 저절로 옷깃을 여미게 하는 하얀 계절이 돌아왔다. 추운 겨울 날씨만큼이나 국내 산업은 글로벌 경기 침체의 여파로 꽁꽁 얼어 있다.

 

요즘 포천시 전체가 경축 분위기이다. 다름이 아니라 포천시 학생들의 학력이 지난해까지 전국에서 3년 연속 꼴찌수준을 유지하다가 경기도에서는 최고수준이고 전국적으로도 상위권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포천에 태어나서 자라고 기업을 하며 이곳에 뼈를 묻을 나로서는 이보다 반가운 소식이 없다.

 

이런 괄목할만한 결과를 얻기까지는 포천시의 지속적인 투자와 교직원들의 노력 등 많은 이유가 있었겠지만 아무래도 ‘교육’ 분야다 보니 포천교육지원청 이철웅 교육장의 알려지지 않은 피나는 노력이 숨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실례로 이철웅 교육장은 단 한 번도 직접적으로 각 학교의 학력향상을 위하여 질책하지 않고 오히려 교직원들을 감싸주며 따뜻하게 독려했다고 한다. 학교에 찾아가서는 아이들의 눈이 너무 초롱초롱해 마치 친손자·손녀처럼 느껴진다며 지갑을 털어 그 자리에서 간식을 사 주며 독려하는 등 포천시의 교육을 위해 알려지지 않은 많은 노력을 했다는 숨겨진 비화들은 그의 인품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지금 포천시는 출퇴근시간의 도로정체와 침체된 도시경제 등의 많은 문제를 지니고 있다.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면 북적거려야 할 시내 상권이 침체되어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과연 이런 현상들의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일까.

 

지역민들은 물론이고 공무원, 심지어 교사들까지 자녀의 교육을 위해 타지역으로 나가서 살고 있는 것이 그 원인 중의 하나다.

 

수많은 사람들이 아침·저녁으로 혼잡한 교통체증을 감수하면서도 자녀 교육을 위해 인근 의정부나 동두천 등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다. 퇴근 후 바로 가정으로 돌아가야 하는 처지이다 보니 해가 넘어가면 더욱 활발해져야 할 우리 시의 상권이 발달하지 못하고 있으며, 아울러 출·퇴근차량으로 인해 43번 국도의 만성적인 정체 현상이 해결 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제 포천시민들은 포천시 교육의 가능성을 엿보았다. 학생들은 물론 교직원과 학부모, 지자체와 여러 관계자들이 ‘하면 된다’는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다. ‘전국 꼴등’이라는 오명을 탈출하기 위해 서로 합심하여 피나는 노력을 했고, 명실상부하게 그 결과가 증명되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런 결과를 만들어 낸 숨은 공신인 이철웅 교육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제 막 포천시 미래의 밝은 햇살이 비춰지는 서막이 열렸을 뿐인데 하는 마음에 서운함이 더 크다.

 

포천시민은 시 교육의 질이 한층 높아져 교육을 위해 떠나는 일이 없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야만 시 경제도 활성화 될 수 있늘 거라 믿고 있다.

 

아무쪼록 후임 교육장은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더불어 우리 시 교육발전, 더 나아가 명품(名品) 포천으로 나아가는 데 뜻을 같이 할 그런 분이길 기대해 본다.

 

이 한 칠 

포천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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