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없는 일터… 돈도 벌고 꿈도 펼쳐요”

[신나는‘코리아드림’] 화성 남경산업 외국인근로자

베트남인 17명이 일하고 있는 화성시 정남면 계향리에 위치한 남경산업 프레스팀. 자동차 부품을 생산·판매하는 이 회사에서 베트남 근로자들은 각자의 맡은 업무에 집중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생계를 위해서, 학업을 위해서, 한국에서의 꿈을 위해서 각자 큰 꿈을 안고 한국에 온 이들은 하나같이 자신감이 가득차 보였다. 이들 외국인노동자들에게 동료들의 색안경도, 회사의 부당대우도 없었다. 단지 각자의 마음속에 ‘코리안 드림’이라는 희망만이 있을 뿐이었다.

 

■ 생기·활력 가득한 그들의 공간

 

한 해의 막바지인 2011년 마지막 달의 어느 한날 오전.

 

총 17명의 베트남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는 남경산업 프레스팀에는 한 해의 마무리를 잘하자는 파이팅과 함께 생기와 활력이 가득차 있었다.

 

주간 근무자 9명은 자동차 부품 프레스 라인에서 각자의 역할에 분주했다.

 

그들은 먼지제거기로 프레스 기계의 먼지를 제거하고 자동차 부품 소재 단자에 플라스틱을 입혀 만들어내는 작업을 하느라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시끄러운 기계소리에도 그들은 하나같이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이 회사에서는 프레스기계에 근로자들이 손이 다치는 일이 없도록 안전장치와 센서를 장착해 놓았고 근로자들도 그에 맞는 기계작동법을 익혀 다들 전문가들이 돼 있었다.

 

9명의 근로자들이 만들어낸 자동차부품이 수시로 나올 때마다 생산부를 총괄하는 책임자는 검수를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자동차의 판매 수요에 따라 바빠지는 이들은 여느때같으면 봄과 가을이 가장 바쁘지만 올해에는 수요가 높아서인지 연말까지 기계가 쉴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현재까지 작업한 내역을 각자 정리하며 기계에서 내려와 서로간에 “수고했다”는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오전의 일과를 마친 이들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삼삼오고 농담을 주고 받으며 즐거운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남경산업 박병룡 생산부 차장은 “어느 하나 밝지 않은 근로자들이 없을 정도로 다들 성격도 좋고 일할 때는 집중하고 평소에는 해맑다”며 “회사에서도 근로자들의 복지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무엇보다 긍정적이고 열정적인 근로자들이 있어 회사 전체적으로 승승장구 하고 있다”고 말했다.

 

■ 희망키우는 안식처

 

그들은 각자 큰 꿈을 안고 한국에 왔다.

 

취업비자를 받아 한국에 온 이들은 출입국관리사무소와 한국산업안전인력공단을 통해 한국 문화와 언어에 대한 교육을 받은 뒤 이곳에 취업했다.

 

이들에게 ‘코리안 드림’은 꼭 이뤄내고픈 소망이다.

 

4년 전 한국에 들어와 현재는 이 회사에서 팀장을 맡고 있는 얀씨(25)는 “한국에 와서 처음엔 천안의 한 공장에서 2년간 일하다가 이곳에 왔는데 이 회사는 외국인노동자라고 차별하는 일이 없고 오히려 숙식하거나 직원들의 수당, 복지를 개선하는데 노력해줘 우리도 덩달아 더 신나게 일하게 된다”며 “이곳은 코리안드림을 더 확고하게 마음먹게 해준 은인같은 회사”라고 만족해했다.

 

그는 야간작업에도 쉬지 않고 일하고, 쉬는날 독서를 할 정도로 알뜰하게 저축해나가는 열정남이었다. 그에게 앞으로 10년 뒤 삶에 대해 묻자 열심히 일해 번 돈으로 가족들과 행복한 집을 꾸리고 살아가는 것이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웬디번씨(27·여)의 꿈은 좀 색달랐다.

 

3년전 남자친구와 함께 이곳에 온 웬디번씨는 현재의 삶은 ‘코리안 드림’, 자식을 낳은 후 차후의 삶은 ‘뉴 코리안 드림’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화성 병점에서 회사에 다니는 남자친구와 열심히 번 돈을 저축하고, 결혼을 한 뒤 자식을 낳으면 한국에서 엘리트 세대로 키우겠다는 것.

 

웬디번씨는 고향인 베트남 호치민시에 동생 3명과 부모님을 두고 와 한달에 받은 월급 일부를 고향에 보내는 것이 빠듯하지만 열심히 저축해나가며 꿈을 이뤄나가고 있다.

 

특히 1년전부터는 남자친구와 함께 쉬는날 등을 이용해 한국어, 한국문화 공부에 매진하고 있고 한국의 국적을 얻을 계획도 실천해나가고 있다.

 

또 차곡차곡 저축한 돈으로 고향에서 부모님과 동생들이 운영 중인 커피나무 농장을 대규모로 확대시킨다는 희망찬 미래도 품고 있다.

 

웬디번씨는 “열심히 일하고 공부해서 부모님에게 큰 커피나무 농장을 선물해드리고 싶고 이곳에서 남자친구와 함께 한국에서 장기적으로 꿈을 이뤄나가고 싶다”며 “그리고 무엇보다 임진년에는 남자친구와 결혼해 안정된 삶을 만들어나가고 싶다”고 수줍게 말했다.

 

한국에 온지 2개월밖에 안돼 한국말에 서투른 비켠씨(30·여)는 “베트남에서 결혼을 하고 신랑을 따라 한국에 오게 됐다”며 “베트남에는 부모님과 9살 딸이 있는데 항상 마음은 고향에 있지만 이곳에서 신랑과 저는 정말이지 누구보다 착실하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켠씨는 이어 “현재 한국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도 행복이고 앞으로 차곡차곡 모은 돈으로 베트남에서 이뤄나가는 삶도 더 큰 행복”이라고 웃음졌다.

 

‘공부하기’, ‘좋은직업 갖기’, ‘성공한 베트남인 되기’, ‘결혼하기’ 등 그들에게서 듣는 ‘코리안 드림’은 소박하면서도 언어의 장벽을 극복해야 하는 그들에게는 꼭 이뤄내고 싶은 소망이었다.

 

남경산업 김현주 품질관리부 차장은 “한국에 오는 베트남인 등 외국인근로자들은 20대가 대부분인데 한참 열정이 있는 나이이다보니 그만큼 큰 목표를 세우고 한국에 오는 경우가 많다”며 “항상 성실한 그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해주고, 그들이 이 회사가 아니더라도 다른 곳에서 도움이 필요하다면 그것까지도 가능하게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에서도, 평소에도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고 있는 베트남근로자들로부터 임진년의 희망찬 미래를 기대해본다.

 

오영탁기자 yto@kyeonggi.com

 

사진=전형민기자 hmje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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