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반대’ 뚫고 여주의 미래로 흐른다

여주 이포보 ‘새물결’

2010년 7월22일 새벽 환경운동연합 활동가 3명이 4대강 이포보 건설현장을 점거했다. 이들은 ‘4대 강을 그대로 두라’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폭염속에서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점거농성을 벌이다 41일 만에 농성을 풀었다. 점거농성 기간에 사업을 찬성하는 지역주민과 반대하는 측의 마찰이 계속됐다.

 

그 후 1년 5개월. 이포보는 한강을 가로질러 곡선으로 펼쳐진 백로가 날개를 펴고 비상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보 구조물은 여주의 3개 보 가운데 가장 ‘명품보’로 거듭났다.

 

 

■ 개방 후 8만명 방문

 

지난 10월22일 이포보가 개방된 뒤 하루 평균 1천여 명의 관광객이 이 곳을 찾고 있다. 주말에는 평균 5천명이 넘는 방문객들이 이포보를 찾는다.

 

4대강 사업은 그동안 일부 정당과 환경단체 등에서 부정적인 의견을 꾸준히 제기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그러나 준공 후 이런 문제점들이 대부분 해소되고 있다는 것이 이포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포보를 찾는 방문객들은 단체 방문객과 개별 방문객 비율이 거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포보를 찾아오는 방문객들은 수도권을 비롯해 대구, 광주, 서천, 부산, 거제도, 군산, 대전 등 전국 각지에 고르게 분포돼 있다. 국민적 관심 대상에서 국민 관광지로 거듭난 셈이다. 이와 함께 학생들의 수학여행 코스로 새롭게 인식되면서 최근에는 거제도와 통영에 있는 중학교에서 600여 명의 학생들이 이포보로 수학여행을 왔다.

 

여기에 국내외 여행사들도 지역 관광명소와 이포보를 묶는 관광상품을 개발·운영하고 있어 관광객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하나투어 관계자 “지난 9월부터 관광상품을 개발해 운영하면서 최근까지 2천여 명의 관광객이 이포보를 다녀갔다”고 밝혔다.

 

■ 외국인 방문객 높은 관심

 

이포보가 4대강 사업의 중심으로 인식되면서 외국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 은 대부분 치수에 관심을 두고 이 곳을 찾는다. 지난달 22일에는 큰 물난리를 겪었던 태국의 전 총리인 탁신 총리가 현장을 다녀갔다. 탁신 총리는 “태국은 매년 홍수와 가뭄으로 큰 피해를 보고 있다”며 한국의 4대강 사업에 대한 벤치마킹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이포보는 매우 인상적이고, 홍수 예방 외에도 오락이나 치수, 수자원 개발 등이 접목돼 있다”며 “이런 통합 디자인을 2년만에 완성했다는 것이 매우 놀랍다”는 소감을 남겼다. 탁신 총리 방문 후 태국 정부는 4대강 책임자들을 태국에 초청해 사업기술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을 갖는 국가는 태국만이 아니다. 지난달 29일에는 포레인폴레시(독일), 트리뷴(영국), 산케이신문(일본), 알 자지라(카타르) 등 10개국 11개 주요 외신들이 이포보를 취재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impressive’, ‘excellent’라는 말과 함께 인상 깊은 표정으로 이포보 구석구석을 둘러봤다.

 

자우 리비아TV의 함드 아리쉬 기자는 “생각보다 규모가 커서 놀랐다”며 “리비아에도 수해가 자주 일어나 이런 시설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클라린지의 알리시오니 편집위원도 “보의 규모와 디자인이 매우 인상깊다”며 “이 시설을 2년 만에 지었다는게 믿기지 않는다”라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이 밖에도 지난 7월 15개국 주한대사들이 이포보를 다녀간 것을 비롯해 미국과 파라과이, 일본, 몽골, 싱가포르, 호주 등 10개국이 넘는 외국의 리더들이 이 곳을 다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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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합적 문화공간 자리매김

 

서울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이포보는 강턱과 하중도, 저류지와 20미터 슈퍼제방 등의 시설을 갖춘 덕에 수도권 2천500 만 시민들의 문화, 레저, 여가공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포보 주변지역에는 수중광장과 문화광장, 자연형 어도, 물놀이 광장(수심 50~80cm), 전망대 등 친수시설이 조성됐다. 둔치는 연령과 계층별로 다양한 친수 및 레저활동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당남리섬에는 가족단위 여가공간과 피크닉장, 산책로, 야생초화원 등이 조성돼 관광객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심명필 4대강 살리기 본부장은 “이포보는 남한강 3개보 가운데 가장 아름다우며 규모도 크고 넓다”며 “수도권 시민들의 문화와 수상 스포츠 공간으로도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여주=류진동기자 jdyu@kyeonggi.com

 

 

■ 기본정보

·위치 : 경기 여주군 대신면 천서리

·보 길이 : 591m(가동보 295m, 고정보 296m)

·수문형식 : 승강식

·수면적/저수용량 : 5.7백만㎡/17백만㎥

·소수력발전용량 : 3000kW/연간 17,838kWh

 

■ 디자인설명

이포보는 생명(알)을 품어 되살아나는 한강, 하늘의 뜻을 품고 비상하는 미래의 한강을 형상화하고, 여주의 군조인 백로를 모티브로 디자인되었다.

 

 

■ 주변 볼거리

공도교 아래쪽에 조성된 원형의 수중광장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고, 주변에 30만 평 규모의 저류지에는 각종 희귀동식물의 서식처(당남지구)와 아름다운 초지가 형성되고 있다. 이포 습지, 부처울 습지 등에서 수생태를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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