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공동체의 마음이 모인 학교

기고

인간은 자율적 의지를 갖고 태어났으며 그 누구도 인간의 자율적 의지를 방해할 수 없다. 자율은 인간적 희열감, 생동감, 주체성을 솟구치게 하며 민주주의의 기반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보다 인간다운 교육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동시에 학교 교육 내실화의 계기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학교에 보다 많은 자율이 부여돼야 한다.

 

학교자율화는 글로벌 시대에 부응, 교육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디딤돌이며 이를 통해 단위학교 여건에 맞는 특색 있고 질 높은 교육을 펼칠 수 있다. 이러한 학교자율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학생, 학부모, 교직원, 지역사회 등 교육공동체의 마음을 얻는 일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한다.

 

첫째, 학생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학생들의 마음을 얻는 방법은 다양하다. 구체적으로 칭찬하기, 눈으로 교감하기, 이름 불러주기, 감정코치, 학생들의 말에 귀 기울여주기, 자신감 심어주기, 취미활동을 통해 즐거움 주기 등을 활용할 수 있다.

 

튀어 오르는 공의 방향을 알 수 없듯이 학생들의 생각과 행동은 가변성이 높다. 기특할 때는 아낌없이 칭찬하고 기대에 못 미칠 때는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어야 한다.

 

둘째, 학부모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사랑하는 자녀를 학교에 보낸 학부모가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도 학교 교육활동에 참여하고 교직원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되어 학부모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알 권리를 충족하기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학교에 전화를 하거나 한번 방문하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고 큰마음을 먹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러다 보니 교육공동체인 학생, 학부모, 교직원의 응집력이 약화돼 학교의 자율성 확대에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교직원과 학부모가 수시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교직원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교직원의 마음을 얻기 위해 관리자는 통합과 조정에 필수불가결 요소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지녀야 한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란 말 이외의 여러 방법들이 우리 주변에 있음을 아는 지혜이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할 줄 아는 덕이며, 품위 있게 상대방을 설득해 가는 과정에서 인내할 수 있는 슬기로움이다. 학교가 자율화된다고 하여 정체하거나 퇴보해서는 안 되며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참된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

 

참된 변화는 밖으로부터가 아니라 내면으로부터 시작되고, 구조가 아니라 사람에게서 이루어지며, 높은 사람이 아니라 낮은 곳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에서 자라나는 변화이다. 학교혁신도 교직원의 마음을 얻고 그 마음을 변화시켜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적극적인 동참이 이루어질 때 성공할 수 있다.

 

넷째, 지역사회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지역사회는 일정한 지역에서 공동체의식과 그 지역공동체에 대한 소속감을 가지고 활동하는 인간집단이다. 지역사회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학교가 시설을 아낌없이 개방하고 교육활동을 수시로 공개하여 지역주민의 생활터전이 돼야 한다.

 

또한 지역사회의 필요에 따라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평생교육을 실시하며,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을 전개하여 지역사회 발전의 원동력을 제공하여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길은 상대방을 내가 원하는 고지로 몰아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손을 잡고 같은 목표를 향해 걸어가는 여정이다.

 

또한 각각의 얼굴만큼이나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을 얻는 것이니 만큼 수많은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교육공동체의 마음이 모아진 자율적인 학교가 밝은 미래를 열어가는 창의적인 인재를 길러낼 수 있다.

 

정종민 경기도교육청 장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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