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김정일·김정은” 놀림은 일상… 정신치료까지 받아

사망 소식 전해지자 홈피엔 악성 댓글 난무

“김정일이란 이름만 들어도 치가 떨릴 지경입니다”

 

26년간을 김정일이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A씨(34)는 8년 전 개명을 한 이후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A씨에게 개명 이전의 기억은 악몽과도 같다.

 

A씨는 “학창시절 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을 할 때에도 북한 국방위원장과 같은 김정일이라는 이름 때문에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는 일이 일상이었고 정신치료를 받은 적도 한두번이 아니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그 전에는 개명신청 절차를 잘 몰라 이마저도 못했고 이름을 바꾼다고 하자 가족들도 반대해 원망스러웠지만 악착같이 설득해 이름을 바꾸게 됐다”며 “하지만 학창시절 친구들과는 이름 때문에 안좋은 추억이 많아 연락도 끊고 살고 있다”고 분개했다.

 

A씨와 같이 ‘김정일’, ‘김정은’ 동명이인이라는 이유로 곤욕을 치르는 사례는 인터넷 상에서도 쉽게 확인됐다.

 

싸이월드 홈페이지에는 김정일 이름의 회원이 1천96명, 김정은 이름은 7천104명으로 검색됐으며, 이들 홈페이지에는 김정일 사망 이후 각종 비방·악성 댓글이 잇따르고 있었다.

 

한 김정은씨의 홈페이지에는 “김정은, 김정은, 김정은…”이라는 글, 또다른 김정일씨의 홈페이지에는 “동무 편히 쉬시라우…”라는 글이 게재돼 있었다.

 

이밖에 “동무동무 제발 지옥으로 가주시라요”, “갈때 편히 갔으니 지옥으로 가야지요” 등 욕설이 담긴 비방글이 잇따랐다.

 

김정일 사망 이후 후계자와 이름이 같은 유명 연예인 K씨도 지난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여기두 김정은…저기두 김정은…김정은… 김정은…”이라는 글을 남겨 본인의 불편한 심경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한편 명예훼손으로 인한 법정 처분은 피해자의 고소의사 여부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양휘모기자 return778@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