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형 마을만들기

최근 지자체별로 자립형 마을만들기에 대한 욕구와 관심이 고조됨에 따라 마을단위별로 특색있는 다양한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다. 마을만들기는 주민스스로 생활공간을 문화와 복지 자연과 환경이 어우러지도록 삶의 공간으로 새롭게 디자인하는 마을공동체 시민운동이다.

 

급속한 산업화로 경제적인 부가가치는 성장했지만 이웃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점점 메말라 가고 있는 요즘, 1970 년대 근면, 자조, 협동정신의 범국민 새마을 운동이 생각난다. 이 시대에는 마을안길을 포장하고 녹화사업을 전개하면서 주민들이 살기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서로 똘똘 뭉쳤다.

 

지금은 어떠한가? 지역 이기주의, 개인주의, 불신 등이 팽배하여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나밖에 모르는 현실, 돈밖에 모르는 물질 만능주의 이러한 사회분위기 속에서 소속감과 공동체 의식을 이끌어 낸다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사회현실 속에서 소통을 강조하며 마을 만들기의 새로운 지평에 불을 지핀다는 것은 장기간의 노력과 시간이 요구된다. 우수사례를 찾기 위해 벤치마킹을 다니다 보면 성공한 사례도 많지만 체계적인 매뉴얼을 관리하지 못해 첫 단추도 꾀어 보기 전에 실패한 경우도 다반사다.

 

마을축제 및 환경정비 등과 같이 일회성 행사로 전락하는 사업, 주민들의 부가가치와 연관이 없는 사업, 주민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관주도의 일방적인 사업 등 대부분 지속가능성이 없는 사업이 실패의 주요원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우리구의 경우 지난 1년 동안 사람이 모이는 시장 만들기, 테마동산 조성, 아나바다 매장 운영, 자전거 활성화 마을 만들기, 책 읽는 쉼터, 오감만족 둘레길 조성, 효 마을 조성 사업을 비롯해 밤밭 축제, 달빛 축제, 대추동이 축제 등 일회성 행사에 이르기까지 총 11개의 마을만들기 관련 시민 공모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 사업중에 지속성을 갖고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생활공간을 편리하고 아름답게 개선하기 위해 추진한 사업이 얼마나 되는지는 의문이다. 이제는 지난 한해동안 추진한 사업의 잘된 점과 잘못된 점을 냉철하게 판단해 한발짝 뒤에서 곱씹어 보아야 한다.

 

마을만들기의 성공요인은 그 지역의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과 연계되어야 하며 마을리더의 헌신적 봉사와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외부 전문가의 지속적인 컨설팅과 수익성이 창조되어야 한다. 이 밖에도 행정기관의 관심과 지원속에 인적·물적 자원의 활용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지역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주민 상호간 소통을 통한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뒤따를 때 마을만들기는 활짝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다.

 

그 예로 율천동의 밤밭 축제는 밤나무 동산이라는 지역 매개체를 활용하여 주민간 소통과 화합을 이끌어낸 성공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알밤투호 및 두부 만들기 등 기존 관람형태의 행사에서 지역주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고, 주민자치센터 동아리 공연을 통해 문화지수를 끌어 올렸다.

 

축제는 마을만들기의 일환으로 밤나무 동산을 조성하며 금년에 처음으로 개최되었지만 축제 추진위원회가 구성되어 있음에도 관에 의존하여 행사를 운영하고자 하는 경향이 짙고 축제의 지속성을 결정짓는 지역주민들의 부가가치 창출 면에서 여러 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

 

요즘 우리지역에서는 마을만들기 토론회와 내년도 사업구상이 한창 진행중이다. 순회 토론회를 진행하다 보면 지역리더의 마인드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앞으로의 과제는 단순히 마을정체성 회복을 위한 마을축제, 환경정비, 전통복원 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마을주체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보다 체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며 지역적 역사와 문화를 토대로 마을사람들끼리 문화공동체를 창조하고, 끼와 재능을 찾아 터놓고 혹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여야 한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우리동네의 가치와 철학을 담아내는 마을 르네상스 그 역할은 나 자신부터 해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송성덕 장안구 행정지원과 민간지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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