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中企지원 ‘우량 편중·영세 찬밥?’

도내 대부분 기업들 “담보 요구 뻔한데…먼나라 이야기” 반응 싸늘

금융당국이 중소기업 금융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경기지역 중소기업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금융기관들의 우량 중소기업 편중 지원이 확대되고 영세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운영자금 마련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5일 도내 중소기업 등에 따르면 최근 은행권은 금융당국 중소기업 활성화 대책에 맞춰 내년에 중소기업 대출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은행권은 일제히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위한 금리 인하를 추진 중이다. 대출금리를 인하해 중소기업 자금난을 어느 정도 해소해주겠다고 발표했으며 일부은행들은 내부적으로 금리 우대 상품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도내 중소기업들은 내년에도 금융권에서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은행권은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하지만 우량한 중소기업들을 선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경기침체로 중소기업 연체율의 증가세가 우려되는 만큼 옥석 가리기를 통해 우량 기업을 지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우량 중소기업에만 자금이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은행들이 담보 위주의 대출관행을 포기하지 않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있어도 재무제표가 부실하거나 담보가 없으면 대출이 어려운 실정이다.

 

포천의 한 섬유업체 관계자는 “국내은행들은 담보대출에만 대출을 해주다보니 담보는 없으나 성장가능성 있는 업체들은 자금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금융권의 전반적인 기업 대출 관행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은행권 관계자는 “성장성만 믿고 대출해준 뒤 해당 기업이 부도날 경우에는 여신 담당자가 징계받을 수 있는 등 위험 부담이 높다”며 “당국 등에서 여신 담당자에 대한 재량권을 보장해주는 등 제도적 보완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담보 외에 대출을 확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선호기자 lshg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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