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구직난에도 불구하고 신입사원들의 이직은 여전히 기업에서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9년에 채용한 신입사원 중 대기업은 13.9%, 중견기업은 23.6%, 중소기업은 39.6%가 입사한 지 1년 만에 퇴사했다. 2007년 대졸자를 대상으로 조사에서도 첫 직장에서 근무한 기간은 11.4개월에 불과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와 관련, ‘신입사원 조기 정착을 위한 스마트 스타트(S.T.A.R.T)’라는 주제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연구소는 신입사원의 조기 이직 현상을 현재의 직장보다 더 좋은 직장이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는 파랑새 증후군(Bluebird Syndrome), 자기 역량에 비해 가치가 낮은 일을 주로 하며 갈등을 느끼는 셀프홀릭 증후군(Self-holic Syndrome), 기성세대의 문화를 비판하며 변화를 추구하는 피터팬 증후군(Peter Pan Syndrome) 등 3가지로 분석했다.
연구소는 “현대 직장인 10명 중 6명은 파랑새 증후군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학력 수준과 맞지 않는 ‘하향 지원’, 전공과 적성보다는 일단 취업하고 보자는 ‘묻지마 지원’ 등이 파랑새 증후군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신입사원의 조기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5가지 방안으로 연구소는 ▲Selection(선발) ▲Truth(사실) ▲Achievement(성취) ▲Route(경로) ▲Talk(소통) 를 제안했다.
우선 기업 고유의 선발(Selection) 방식을 모색해야한다는 것. 사업 특성과 해당 직무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직무 적합도를 높이는 선발 기준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 예로 NHN은 소프트웨어 인력 발굴을 목적으로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를 설립해 3년간 실무교육을 한 후 적합한 인재를 발굴해 채용하고 있다. 또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채용 메시지, 입사지원 방법 등을 담은 카드를 직원들에게 지급해 이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카드를 주며 입사를 권유하는 방식으로 채용하고 있다.
연구소는 이와 함께 입사 전 회사와 직무에 대해서 사실대로 알려줄 것(Truth)도 권유했다. 직무소개시 긍정적인 내용뿐 아니라 부정적인 측면까지도 알려줘야 과도한 기대감을 낮추고, 자기 선택을 통해 만족감을 높일 수 있다는 것.
일본의 환경위생기업인 아산테는 채용설명회 때 2~3년차 직원들이 업무 중 힘들었던 경험을 적나라하게 발표하는 ‘본심 세미나’를 실시했다. 이후 신입사원 이직률이 30~40%에서 10% 수준으로 감소했다.
입사 초기에 성공을 경험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Achievement). 입사 초기의 성공경험은 셀프홀릭 증후군을 긍정적 에너지로 전환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성공 경로(Route)를 보여주는 것도 조기 이직을 막는 방안이다. 이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성장 비전의 부족이기 때문이다. 직무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직무별 성장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끊임없이 소통(Talk)하는 것도 신세대의 정서적 만족도를 높여 조기 유출을 막을 수 있다는 조언이다.
구글은 매주 금요일 저녁 CEO 주관 경영현황 설명회를 실시해 자유롭게 참석한 1천여명의 직원들과 소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동호회, 봉사단체 등 비공식적인 조직을 활성화해 타부서원이나 직무가 다른 사람들과도 소통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삼성경제연구소 서형택 선임연구원은 “사원 한 명의 이직에 따른 직접적인 손해가 이직자 연봉과 맞먹는 수준이고, 재직 중인 직원들에게 미치는 심리적 영향까지 고려한다면 상당한 손해”라며 “기업은 신입사원의 조기 유출로 인한 부작용을 인식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예리기자 yell@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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