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뿐인 친환경 급식] ② 포장만 친환경, 실제는 일반 급식
친환경급식이 예산 지원 부족, 물가상승으로 인한 재료비 부담 등의 문제로 일선 학교에서는 시시각각 저렴한 품목으로 재료를 바꿔 식단을 대체하거나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 외에도 농산물과 쌀·계란을 제외한 축산물은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재료가 아닌 높은 등급의 품질을 제공하는 것에 불과해 친환경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일선 학교의 축산물 재료비 부담은 더욱 가중되면서 수시로 식단이 뒤바뀌는 친환경 급식의 식단은 일반급식과 별반 차이가 없는 실정이다.
여기에 일선 학교에서는 유통과정 문제로 친환경 급식 재료를 공급하는 업체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데다 업체에 대한 품질검수 등의 절차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고기, 닭고기 등 친환경 축산물에 대해 식욕이 왕성한 초·중·고 학생들의 기대는 높다.
1등급 삼겹살 8천8백원↑
재료비 부담·예산 안맞아
두부·닭고기로 ‘편법 대체’
하지만 도는 올해부터 친환경급식을 본격적으로 실시한 이후 3등급으로 제공되던 육류를 돼지고기와 한우 1등급으로 식단에 올리도록 했지만 친환경의 의미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물가상승으로 비용부담에 허덕이는 일선 학교들은 두부 등으로 대체하고 있다.
친환경급식에 제공되는 1등급 돼지고기 앞다리살의 경우 9~10월 기준 kg당 1만2천30원으로 지난해 1학기 때보다 4천500원이 올랐으며, 삼겹살은 무려 8천810원 올랐다.
이 때문에 친환경급식 식단 짜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무늬만 친환경 축산물에 가격이 비싼 육류를 좀처럼 식단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수원 I초등학교 영양사는 “농산물은 법인에서 가격을 결정한대로 받다보니 입찰을 통해 받는 경우보다 비싸고 축산물 가격이 오르면 어쩔 수 없이 받는 물량을 절반 가량으로 줄이다보니 재료가 모자라 계란이나 두부, 수입 수산물 등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며 “생선 등 어류도 식단에 넣어야 하는데 이는 친환경이라는 말 자체가 무의미 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안산 B고등학교 영양사도 “고등학생들은 식욕이 왕성해 높은 가격의 친환경 육류를 식단으로 짜기가 어렵다”며 “닭고기로 대체하는 경우도 많고 가격이 올랐을때 육우는 3등급으로 받은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 재료 공급업체에 대한 불만도 속출하고 있다.
도는 지난 1월 친환경급식 생산자단체인 ‘경기친환경공동사업법인’을 선정, 이 법인에서 도내 585개교 재료 공급을 담당하도록 했다.
하지만 위탁계약으로 인한 가격경쟁을 유도할 수 없다는 단점 때문에 이 업체들에 대한 일선 학교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안양 D초등학교 영양사는 “입찰방식으로 업체를 선정하면 가격도 싸고 관리도 잘해주는데 업체와 가격이 이미 정해져 있어 수동적일 수밖에 없고 재료의 신선도 문제가 있을 때에도 공급배송업체와 조합의 복잡한 이중 절차로 반품이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오영탁·정자연기자 jjy84@ekgib.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