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32개교 지정…IT·영상·자동차 등 학과 설치 기존 교사들 대학 단기교습 후 수업…전문성 부족
경기지역 옛 실업계 고교들이 앞다퉈 IT, 사이버, 영상 등 특수학과를 설치하고 교명까지 변경했지만 전문교사 확보는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기존 실업계 고교 교사들이 학원이나 대학교 등에서 단기간 교육을 받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실정으로 이들 학교들이 ‘무늬만 특성화 고교’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13일 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지난 1998년 개정된 초·중등교육법시행령에 따라 도내 32개 전문·실업계고를 특성화고로 지정, 특정분야(자동차·영상·조리 등)의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이들 특성화고교에는 최초 3년간 5억여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따라서 도내 옛 실업계고교 124개교 가운데 32개교가 특성화고교로 지정됐으며 2000년 이후에 개교한 4개교를 제외한 28개교 중 71.4%인 20개교가 교명을 변경, 특수과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교명을 변경하고 특수학과를 설치한 특성화고 가운데 전문 교사 인력을 충원한 곳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나 전문·실업계고생들의 역량 및 취업강화를 위한다는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올해 무역 특성화고로 지정돼 교명을 변경한 경기국제통상고(옛 부명고)의 경우 국제통상외국어과, 국제경영정보과, 관광비즈니스과, 국제홍보디자인과 등 4개과를 신설했지만 기존 교사들을 활용, 교육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009년 자동차 특성화고로 지정된 경기자동차과학고등학교(옛 한인고) 역시 디지털디자인과를 자동차디자인과로, 컴퓨터과를 자동차IT과로 변경했지만 전문교사 채용은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경기영상과학고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한 주엽공고는 메카트로닉스과를 방송기계과로 바꿨지만 기존 교사들이 그대로 수업을 맡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교사들은 방학 기간에 D대학에서 단기 교육만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도내 한 특성화고 교사는 “도내 상당수 특성화고교 특수과 교사들이 학원이나 대학 등에서 잠깐 교육을 받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면서 “예산지원을 노린 학교들이 앞다퉈 특성화고교 지정을 받았지만 이미지 쇄신 차원의 의미만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고등학교는 대학교와 달리 전문학과라 해도 세부적인 내용까지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며 “현실적으로 전문교사를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고 설명했다.
박수철·안영국기자 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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