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여명 동원 3명 구속 그쳐… “보강수사 필요” 브리핑서 ‘경찰내부 갈등’ 등 질문 부담된 듯
인천 장례식장 조폭 난투극 사건을 수사해온 인천지방경찰청이 2일 예정돼 있던 수사결과 발표를 돌연 취소해 빈축을 사고 있다.
취소 이유로 보강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이렇다 할 실적이 없는데다 브리핑 현장에서 수사상황보다는 경찰 내부 갈등에 대한 질문이 쏟아질 것을 우려, 본청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후문이다.
인천경찰청은 이날 오전 10시30분 남동경찰서 2층 회의실에서 조폭 수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한 시간여를 앞두고 전격 취소했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수사를 더 보강해야 하고, 수사발표 내용을 어느 선에 둬야 할지 내부 조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천경찰청은 지난달 22일 정해룡 차장을 본부장으로 ‘조직폭력배 척결을 위한 수사본부’를 발족, 9개 경찰서 형사 인력 827명을 동원해 조폭 검거에 나섰다.
그러나 이날 현재까지 구속된 조폭은 지난달 21일 난투극 당시 상대파 조직원을 흉기로 찌른 조직원 A씨(34), 그의 범행을 도운 B씨(33), 이들에게 범행을 지시한 C씨(36) 등 3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본부까지 차려 조폭 일망타진에 나섰지만, 두목이나 부두목 등 간부급 조직원은 이미 경찰 검거망을 피해 자취를 감춘 상태여서 성과로 내세울 만한 수사실적이 없는 상황이다.
또 난투극 발생 당시 경찰 초동대응의 적절성을 놓고 지휘부와 일선 경찰 사이에 갈등이 빚어진 상황도 브리핑을 하는 데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 “조폭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총기라도 사용했어야 했다”며 조폭이 무서워 꽁무니 빼는 경찰의 무능력함을 질타했지만, 일선 경찰들은 오히려 모든 화살을 부하 직원들에게 돌린다며 반발해왔다.
이 때문에 이날 언론 브리핑 현장에서 경찰의 초동대응이나 상부 보고 체계의 적절성 여부 등을 질문하면 인천경찰로서는 답변하기가 난처한데다, 자칫 문제성(?) 답변이 나오면 본청의 눈총이나 받지 않을까 염려하는 분위기다.
경찰은 앞서 1일 수사 브리핑을 예고하면서 조폭 난투극 수사 상황에 대해서만 질문을 받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박혜숙기자 phs@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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