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용인시의 사회복지과장으로 근무중인 친구를 만났다. 추석 명절을 기하여 전직원에게 “사회복지 공무원은 □□□이다”라는 과제를 부여했고, 사회복지 공무원의 역할에 대하여 정립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1등으로 뽑힌 대답이 “사회복지공무원은 엄마다”였다. 엄마란 가족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잘하는 일에는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잘못된 일에는 매도 들 수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동감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초보 엄마다. 나는 이번 7월 인사에 복지정책과로 부서를 이동했다. 복지정책과에서 근무를 시작한 첫날부터 100년만의 폭우라는 수식어가 붙은 수해상황에 비상근무와 출장으로 새로 접하는 업무의 파악도 겹쳐 하루 24시간이 너무 짧을 정도로 정신 없이 보냈다.
그 와중에서도 나는 ‘현장’ 경력 3개월이 채 안된 초보 엄마이기는 하지만 자신의 역할을 보다 충실히 하기 위해서 개인적으로 한 달에 두 번은 빠짐없이 노숙인 무료급식소에서 봉사도 하고 있고, 추석 연휴를 이용해서 소록도에서 3일간의 특별한 경험을 하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이런 체험을 통해서 나는 사회복지 공무원으로서의 나 뿐 만이 아니라 개인으로서의 나의 삶을 업무와 어떻게 조화시켜 나갈 것인가를 생각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고 있다.
최근의 복지정책의 흐름은 당장의 생존을 지원하던 소극적 방향에서 저소득층을 비롯한 사회의 취약계층이 건강하고 활기찬 사회구성원으로 자립하고 자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지원하는 능동적 복지로 방향이 잡혀가고 있다. 경기도에서도 최고의 복지는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일할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일자리를 주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도움을 주는 시스템을 만들어 보다 많은 사회적 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많은 시책들을 펼쳐나가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 초보 엄마가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던 최근 성공사례는 ‘서로 좋은 가게’와 ‘취약계층 생산품 마케팅 지원’ 사업이다.
최근 도내에서는 기업이윤보다 자활, 노인, 장애인등의 취약계층 사업체를 대상으로 고용의 창출과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많은 자활사업체 및 사회적 기업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 하나는 지난 8월31일 취약계층이 주체가 되어 생산한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전문매장으로 ‘서로 좋은 가게 1호점’을 시흥시에 개점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추석명절을 맞이하여 우리 부서의 전 직원이 자활관련 기관과 합동으로 도내의 기업, 금융기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우리의 사업의 취지를 설명하고 발로 뛰면서 마케팅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서로 좋은 가게 1호점’은 개점일인 8월 31일부터 9월 30일까지 26일 동안 매장매출이 4천400만원을 기록했다. 자활관련업체의 마케팅지원 사업은 8월 23일부터 8월 26일까지의 짧은 활동에서 매출 5천100만원을 기록했다. 두 사업을 합치면 단기매출 1억 원에 육박하는 대성공이었다.
‘서로 좋은 가게’와 ‘취약계층 생산품 마케팅지원’이라는 아이디어는 아이디어의 주창자와 동조자, 지원자의 삼박자 협력 속에서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어 냈다. ‘서로좋은 가게’는 연내에는 시흥점을 필두로 4개 점을 , 2014년까지는 55개 점의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마케팅 지원사업은 각종 축제에의 참가, 시군 순회홍보 및 회원제 판매 등 다양한 시책을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가난은 불편하기는 해도 죄는 아니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가난해도 가족들이 똘똘 뭉쳐서 헤쳐나가면 3년 안에 자립하더라는 말도 있다. 아직 초보 엄마를 벗어나지도 못했지만, 짧은 복지정책과의 업무를 통해서 나는 가난 속에서도 서로를 아끼며, 서로 격려하면서 희망을 꽃 피우려는 사람들이야 말로 우리 사회의 보물이고 밝은 미래라는 생각이 든다. 초보 엄마도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우리 가족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데 전력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에 두 주먹을 꼭 쥐어 본다. 아자, 아자, 우리 가족 파이팅!
경기도 복지정책과 김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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