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소재 수입비용 증가로 ‘제조원가↑’… 수익성 악화
엔화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일본에서 부품·소재를 수입하는 도내 기업들이 수입비용 증가로 타격을 받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경기본부는 27일 올들어 9월까지 일본에서 수입한 부품 및 소재의 누적금액은 51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했다고 밝혔다.
금액별로는 플라스틱제품이 27억 달러로 가장 많았고, 반도체 제조용 장비, 철·비합금강열연강판, 화학공업제품, 철·비합금강중후판 순으로 나타났다.
증가율로는 용융아연도강판이 114%로 가장 많이 늘었고, 은 수입량도 108% 증가했다. 엔화는 지난 4월8일 100엔에 1천271.71원으로 최저치를 기록한 뒤 지난 9월22일 1천561.52원으로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고, 이날 최고 1천487.70원을 기록하는 등 엔고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부품과 소재를 많이 사들였거나 올 들어 갑자기 사용량이 늘어난 기업들은 엔고 후폭풍으로 인해 생산비용이 증가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일본에서 플라스틱을 수입해 실내용품을 제조하는 A기업은 연초 결제했던 수준으로는 기존 구매 물량의 2/3 정도 밖에 구입할 수 없어 걱정이 태산이다.
특히 이 업체는 자금 사정이 나빠져 대출을 추가로 신청한 상황이어서 플라스틱 수입량을 줄여 제품 생산을 적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반도체 전문기업인 B사도 반도체 결제대금을 미뤄오다 최근 엔고로 제조 비용이 증가해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지난해 동기 매출 수준의 절반에도 맞추기 어렵게 되면서 심각한 자금 압박을 받고 있다.
A업체 관계자는 “지난 2008년과 2009년 금융위기 때도 엔화가 1천600원에 이르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번에는 자금 사정이 더 좋지 않은 것 같다”며 “예상치 못한 엔고로 인해 생산 비용이 늘어나면서 납품을 하고도 손해를 보게 생겼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철강회사와 열연, 냉연 등 대일 수출업체들은 엔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으며 조선업계도 수주 시장에서 일본 조선사에 비해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최원재기자 chwj74@ekgib.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