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목숨 걸고 싸워… 비굴하지 않았다”

조폭 난투극 출동 경찰… ‘무능한 대응’ 질타에 억울함 호소

“우리는 조직폭력배 앞에서 결코 비굴하지 않았다.”

 

인천 장례식장 조직폭력배 난투극과 관련해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이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했다”는 글을 경찰 내부망에 올려 무능한 경찰 대응력을 질타해 온 조현오 경찰청장에 대한 내부 반발을 확산시키고 있다.

 

인천 남동경찰서 강력팀원인 전모 경위는 지난 26일 경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세간에 잘못 알려진 사실들이 많다며 당시 사건현장 상황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전 경위의 글에 따르면 강력팀(5명)이 장례식장에 도착했을 때 주변은 평온한 상태로 별다른 조짐이 없었지만, 상황을 파악하고자 빈소 등을 상대로 탐문했고, 조폭 추종세력들이 삼삼오오 모이는 것을 보고 그들에게 경고했다.

 

전 경위가 남동서 형사과장에게 상황을 전파하고 상황실에 지원요청을 하던 중 형사기동대 차량 뒤쪽 30여m 떨어진 곳에서 남자 2명이 뛰어 왔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형사들은 이들 2명을 붙잡았지만 이미 조폭이 다른 조폭을 흉기로 찌른 상태였고 다시 한번 찌르려고 하는 순간 전기충격기를 이용해 현장에서 체포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조폭 조직원을 제압해 붙들고 있으면서도 그 조직원이 상대파 조직원을 찌르는 것을 방치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조폭들에게 겁에 질려 꽁무니를 뺐고 카메라로 상황만 촬영하고 있었다는 조 청장의 발언과도 엇갈리는 부분이다.

 

전 경위는 “나와 우리 팀원들은 목숨을 걸었다”며 “우리가 죽고 없어도 동료가 끝까지 추적해 범인을 잡을 수 있도록 막내 형사에게 증거수집을 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방송에 공개된 CCTV 영상 중 형사기동대 차량 뒤에서 뛰어다닌 사람들은 조폭이 아닌 강력팀원들이었다며, 자신의 자녀가 “우리 아빠는 경찰인데 왜 조폭인 것처럼 나오느냐”며 울어 가슴이 아팠다고 전했다.

 

전 경위의 글은 27일 오후 6시까지 조회 건수가 9천여 건을 넘었고 동료 경찰들의 댓글도 이어졌다.

 

댓글은 대부분 비겁한 경찰로 몰았던 언론과 경찰 수뇌부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묻지마식 징계의 칼날을 들이댄 조 청장에 대한 서운함도 내비쳤다.

 

박혜숙기자 phs@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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