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수수료 소액결제 논란을 보면서

최근 금융당국이 1만원 이하의 소액은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에 대해 일반 소비자뿐만 아니라 해당 소상공인까지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자 소액 신용카드 결제를 계속 허용하기로 한발 물러서기로 했다는 보도를 접했다.

 

소상공인들이 밝히는 부정적인 이유는 ‘소액결제 논란의 본질은 높은 수수료 부담에 있음에도 카드사와 가맹점 간의 수수료 인하 논란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처사’라는 것이다.

 

신용카드는 1950년 미국의 다이너스클럽 창립자인 맥나마라가 처음 고안한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는 1969년에 신세계백화점카드가 처음 등장하였고 금액과 관계없이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도록 제도화한 것은 2001년이다. 우리나라 신용카드 산업은 신용카드 사용금액에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등 정부 주도의 신용카드 활성화 정책으로 단기간에 비약적으로 발전했으나 카드사의 무절제한 회원모집, 정부의 관리감독 소홀, 무절제한 소비행위로 인한 신용불량자 양산과 카드결제비율의 급속한 증가로 인한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 가중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1만원 이하 소액결제의 본질인 가맹점 수수료율은 동일업종임에도 기업규모나 대외 협상력의 차이로 소상공인(2.5~3.6%)이 대형가맹점(1.5~2.0%)에 비해 최대 2.4배까지 높은 수수료율을 부담하는 불합리한 구조이다. 또한 국내 카드 수수료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여신금융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의 평균 카드 수수료율은 2.08%다. 프랑스(0.7%), 호주(0.8%), 덴마크(0.95%)에 비하면 최고 3배나 된다. 모든 업종의 가맹점들이 불만을 가지는 이유다.

 

지난 18일에는 전국 음식점 주인 10만명이 88서울올림픽 메인스타디움에서 카드수수료 인하 결의대회를 가졌다. 음식점 주인들의 이런 집단행동은 카드사의 불공정한 수수료 부과와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대응을 요구하려는 움직임이다.

 

음식업종 카드 수수료율(2.1~2.7%)이 골프장(1.5~3.3%), 주유소(1.5%), 대형마트(1.6~1.9%) 보다 훨씬 높아 매출액 대비 이익률이 대부분 10% 미만인 음식업종들에게 2%가 넘는 수수료는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소상공인단체연합회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카드사들의 당기순이익은 2조 7243억원으로 전년대비 46%나 급증했으며, 가맹점 수수료 수입은 7조원으로 이중 4조 6000억원 이상이 자영업종에서 부담한 것이라고 한다. 전체 순이익 규모를 감안하면 카드사들이 소액 결제가 많은 소상공 가맹점에서 수수료를 더 낮출 여지가 있음에도 카드사들은 지난 2005년 2.36%에서 5차례 낮춰 현재 2.08%까지 내렸으므로 추가 인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골프장, 주유소, 대형마트 등은 거액결제와 전체 카드매출액이 커서 수수료율이 낮아도 타산이 맞지만, 음식점은 매출규모도 작고 소액결제가 많아 서비스 원가(결제망 운영경비, 외상거래에 따른 이자비용 등)에도 미치지 못 한다 것이 그 이유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금융당국도 중소상인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겠다면 소액결제로 소상공인과 소비자들의 논란을 일으킬 게 아니라 논란의 요체인 카드 수수료율을 낮추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얼마전 금융위원회가 여론을 수렴해 올해 안에 ‘카드시장 구조개선 종합대책’을 마련한다고 발표했다. 소상공인, 카드사, 소비자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대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그렇지만 이에 앞서 최근 동반성장은 공생발전으로 새롭게 진화하고 있음을 감안하여 카드사들은 대책이 나오기 전이라도 자율적으로 음식점 등 소상공인에 대한 수수료 인하를 적극 검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경은 중소기업중앙회 인천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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