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LH서 기부채납 받고 체육공원 활용 계획…공사비만 낭비
LH(당시 대한주택공사)가 수백억원을 들여 조성한 판교신도시 자연장지를 성남시가 체육공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공사비만 낭비한 꼴이 됐다.
13일 시와 LH 등에 따르면 LH는 판교 택지개발사업을 시행하면서 도시기반시설로 분당구 백현동 524일대 1만6천463㎡를 자연장지로 조성해 토지와 시설물을 성남시에 기부채납했다.
시는 이를 시 재산으로 인수하는 내용의 공유재산 관리계획 변경안을 시의회에 제출해 13일 시의회 경제환경위원회를 통과했다.
자연장지 조성에는 토지비 317억8천만원, 시설공사비 40억1천만원 등 모두 357억9천만원이 들어갔으며, 잔디와 조경수를 심고 그 아래 3천200기의 유골을 묻는 납골공간을 조성했다.
그러나 시는 판교 자연장지를 조성 목적대로 활용하지 않고 우선 공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성남시 관계자는 “주민과 시의회 의견을 수렴해 시민 편의가 극대화되는 방향으로 사용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시 전체의 장사시설 수급계획과 제2추모의 집 건립과 연계해 검토할 사안으로, 우선은 조성상태 그대로 공원으로 활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제2추모의 집은 성남화장장 내에 2만9천기를 수용하는 납골시설과 장례식장을 건립하는 것으로 올해 말 준공될 예정이다.
제2추모의 집이 건립되면 시 전체적으로 장기간 납골 수요가 충족돼 판교 자연장지를 당장 사용할 필요가 없어진다.
판교 자연장지는 판교신도시 건설 초기부터 논란이 대상이었다.
경기도는 지난 2005년 지하에 봉안시설을 만들고 지상에 조각공원과 정원을 조성하는 ‘판교메모리얼파크’ 사업자 모집 절차를 진행하던 중 사업을 중단하고 2006년 4월 건립계획을 백지화했다.
당시 도는 “토지를 무상제공 받아 납골시설을 하려 했으나, 납골시설 부지는 무상귀속 대상 공공시설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제처 해석에 따라 사업을 백지화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2007년 감사원이 중재에 나서 메모리얼파크사업은 자연장지 상태로 기부채납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LH가 자연장지 조성 공사를 시작하자 2009년 3월 판교입주예정자 250여명이 정부 과천청사 앞에서 공사중지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고, 시도 제2추모의 집 건립계획과 주민 집단민원 등을 들어 반대했다.
한편 성남시의회 경제환경위원회는 이날 판교자연장지 기부채납 관련 부의안건에 대해 앞으로의 활용 방안 등에 대한 질의없이 원안 가결했다.
성남=문민석기자 sugm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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