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가 애꿎은 세탁소 잡는다

드라이클리닝 기름 솔벤트 가격 연초 보다 2배나 뛰어 ‘휘청’

국제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면서 석유계 용제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영세 세탁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13일 경기지역 세탁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20ℓ들이 한 통에 1만4천원이었던 드라이클리닝 기름인 유용성세제 솔벤트 가격이 기름값이 고공행진 하면서 3만원으로 2배 이상 올랐다.

 

15㎏ 드라이클리닝 기계 원료 탱크에는 20ℓ들이 10통이 들어가고 평균 2개월 정도 사용하지만 매주 2~3통씩 보충을 해주고 있어 정장 1벌 기준 6천원을 받는 영세 세탁소는 급등하는 기름값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더욱이 경기가 나빠지면서 고객들이 맡기는 세탁물 수가 줄어든데다 옷걸이, 비닐 등 부재료 가격이 함께 올라 수익이 지난해에 비해 30% 감소한 실정이다.

 

하지만 영세 세탁소는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세탁소 체인점과 경쟁 구도를 맞추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10년 전 정장 1벌 6천원이었던 세탁 가격을 그대로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계속되는 불경기로 1천원에 민감한 고객들이 세탁 가격을 올릴 경우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운영 중인 세탁소 체인점으로 발길을 돌리기 때문이다.

 

20년이 넘게 세탁소를 운영한 오모씨(52)는 “눈뜨고 나면 오르는 기름값 때문에 솔벤트 가격도 무서울 정도로 오르고 있다”며 “차량에 넣는 기름이 아닌 만큼 영세업체가 먹고 살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서 세탁 원료 가격 안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편과 함께 13년째 세탁일을 하는 이모씨(58ㆍ여)는 “5년 전만해도 하루에 20만~30만원씩 벌었는데 요즘은 10만원 벌기도 힘들다”며 “이제 세탁소 운영만으로는 막내 대학 등록금 대는 것 조차 무리”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와 관련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국제 원유가격이 상승한데다 9월 한달새 환율이 100원 정도 올라 기름값 인상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당분간 이같은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관련 원료들의 가격도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혜준기자 wshj222@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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