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으로 하면 다 된다

하남시에는 재래시장이 두 곳 있다. 신장시장과 덕풍시장이다. 두 시장 모두 낡고 오래된 전통재래시장들이었다.

 

중소기업청장 재직 시절 재래시장 활성화에 관심이 많아 재래시장 상인들과는 남다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시장은 변했다. 비좁은 장터를 쉽게 찾도록 주차장이 들어섰다. 시장입구에는 대형 홍보 아치가 자리했다.

 

상인들과 수시로 만나 시장경기 활성을 위한 해법을 찾으려고 수시로 머리를 맞댔다. 재래시장을 살려 지역 상권을 지키고, 돈이 돌아가는 경제성 있는 명품시장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열정에서였다.

 

지난 총선에서 하남에서 출마하여 뜻을 이루지 못했으나 선거결과와 관계없이 덕풍시장과 신장시장은 이렇게 인연이 됐다. 지금도 나는 수시로 시장을 찾고 있고 상인들 역시 시장에 무슨 일만 생기면 나를 찾아왔다. 이 때문에 시장에 대한 관심은 한시도 내 곁을 떠나지 않았다.

 

홈플러스 입점을 앞두고, ‘재래시장 다 죽는다’며 아우성치던 상인들을 위해 중소기업청장에게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전달하고 관철시켰다. 수해가 발생해 신장시장 지붕이 무너져 내렸을 때도 소방방제청 등을 방문, 조속한 복구지원을 요구했다.

 

또 당원들과 함께 벌인 ‘재래시장 이용하기’ 캠페인과 중소기업청 주관의 ‘장바구니 전달식’ 참여는 사람들의 발길을 시장으로 돌리는 일에 작게나마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해당 부처에 추천해 신장시장은 국무총리 표창도 받았다. 이쯤 되면 재래시장은 내 마음의 1번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장이야 말로 민심을 알 수 있는 곳이다. 시장에서 하남의 문화를 알게 됐고, 내가 하남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도 발견했다. 시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한결같이 “지하철이 들어와야 하남이 발전한다”며 “지하철을 꼭 끌어와 달라”고 했다.

 

그동안 지하철이 왜 못 들어오고, 수많은 정치인들이 선거 때만 되면 공약으로 일삼았는지도 알았다. 수도권 중에 지하철이 없는 곳이 하남 뿐이라는 부끄러운 사실도 알게 됐다. 지하철이 들어오면 이는 곧 성장 동력이 될 것이고, 하남발전의 생명선이 될게 분명했다. 아무도 나서지 못하는 일에 섣불리 앞장서는 것 자체가 모험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내가 설립한 하남경제발전연구원이 주축이 돼, 2만4천여명의 주민서명을 받아냈다. 그리고 한나라당 대표를 비롯하여 김문수 경기도지사, 청와대 정책실장, 국토해양부 및 기획재정부 장·차관, 국회 예결 및 국토해양위원장을 끈질기게 설득함으로써 지난 4월 하남지하철 5호선 연장이 확정됐다. 이와 함께 사업예산을 확보, 내년부터 사업을 시작하는 성과도 일궈냈다. 중앙정부 인맥을 동원하고, 유치위원들과 눈물겨운 발품을 팔아 꼭 2년여 만에 이룬 개가였다.

 

하남시민의 20년 숙원이었던 지하철이 들어오게 된 것은 가슴 벅찬 일에 앞서 큰 행운이다. 하남지하철은 치밀한 계획으로 끈질기게 중앙부처를 찾아다니며 설득하는데 성공한 결과다. 아무도 해내지 못할 것 같은 난공불락의 지하철이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다행히 지하철이 성공적으로 유치돼, 나는 ‘말로만 하는 정치인’에서 제외됐다는 사실 만으로도 한 없이 기쁘다.

 

나는 지난해부터 영업용 신장택시를 타 보고, 택시업계와 택시기사들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냄새가 진동하는 시청 청소부 일도 대신 해 봤고, 부추농장과 가지농장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힘에 부친 농촌봉사도 했다. 만나는 사람 모두 힘들고 어렵다고 했다.

 

자립경제기반이 없는 하남시로서는 대기업을 유치하여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서민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 지금부터는 여·야를 떠나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 회복이다. 자신감 없이는 어떤 일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현재 한나라당 하남시당협위원장(전 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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