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에 중기 “나 떨고 있니”

수입·수출업체 보유자금 넉넉지 않고 대비책 없어 ‘전전긍긍’

치솟는 원·달러 환율에 경기도내 중소기업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각종 환위험 대비책을 단계별로 마련해 놓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보유자금도 넉넉지 않은데다 대비책도 없어 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25일 도내 중소기업 등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1일 1천49원에서 꾸준히 상승해 25일 1천172원으로 한달도 되지 않아 100원 이상 올랐다.

 

이에 중소 수입업체나 원자재 및 중간재의 수입 비중이 높은 수출업체들은 특별한 대비책을 세우지 못한채 전전긍긍하고 있다.

 

안산의 전사지 제조업체 T사 관계자는 “약품 등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은데 가격이 많이 올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갑자기 환율이 이렇게 많이 뛸 줄은 예상하지 못했는데 내년도 생산계획은 또 어떻게 세워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성남에서 외산장비 수입업체를 운영하는 이모씨는 “전 제품을 모두 수입해 판매하다보니 환율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변동분을 판매가에 반영하려 했더니 고객들이 계약을 해지하거나 환율이 내릴 때까지 연기하겠다고 나와 가격을 올리지도 못하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이처럼 중소기업들은 환리스크 관리에 매우 취약해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전국 292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7.3%가 환율변동에 따른 대비책이 ‘없다’고 답했으며 환변동보험을 이용하거나 파생상품을 이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환리스크에 대비하는 업체는 18.7%에 그쳤다.

 

또 70.7%는 환율변동과 관련, ‘정부가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해 환율을 조정해줄 것’을 희망했다.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관계자는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이 체계적이고 신속하게 환율변동에 대비하기보다는 속수무책으로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며 “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예리기자 yell@ekgib.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