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업체, 복구비 만만찮아 상여금 꿈도 못꿔 축산농가, 빚 느는데 보상금 늦어져 ‘한숨’
영세업체, 복구비 만만찮아 상여금 꿈도 못꿔
“수해 복구때문에 상여금 지급은 꿈도 못 꾸는데, ‘혹시나’하는 기대에 찬 직원들의 눈빛을 볼 때마다 답답하기만 합니다.”
광주 W유통은 지난달 폭우에 물류시설이 거의 반파돼 10억원 가량의 피해를 입었다.
이 업체는 복구기간 물류대행비까지 지급하면서 기존 거래처와의 끈을 놓지 않기위해 노력하는 등 이중고를 겪어 가며 이달 초부터 간신히 재가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곧바로 추석이 다가오자 직원들 사기진작을 위해 상여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여력이 없어 다시 고민에 빠진 것이다.
석축이 무너지고 포장재가 물에 젖는 등 1천500만원의 피해를 입은 수출물품 포장 전문업체 J사(파주)도 직원들에게 예년처럼 상여금 30%를 지급할 수 없는 실정이다.
8일 도내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해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들은 추석의 풍요와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고 수해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워낙 큰 피해를 입어 복구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다 복구기간 동안 운영을 중단한 곳도 많아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추석 상여금 지급은 커녕 봉급 마련도 어렵기 때문이다.
J사 대표 김모씨(50)는 “수해복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추석이 다가와 영세업체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함께 마음고생했던 직원들에게 조그만 선물이라도 하고 싶지만 너무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jhlee@ekgib.com
축산농가, 빚 느는데 보상금 늦어져 ‘한숨’
“추석이 코앞이지만 8개월간 소득없이 빚만 늘어 한숨만 나옵니다.”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온 8일 이천시 모가면에 있는 한 양돈농장. 농장주 A씨는 지난해 말 몰아친 구제역 광풍으로 돼지 1천여마리를 매몰했다.
그러나 가축 매몰 보상금을 완전히 지급받지 못한데다, 이미 지급받은 금액마저 생활비와 채무를 갚는데 써버렸다. 여기에 축사 등 시설유지비는 꼬박꼬박 들어 빚만 더 늘어나고 있다.
A씨는 “최근 모돈 가격이 크게 올라 살처분 보상금만으로는 재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며 “이젠 뭘 해먹고 살아야 하나 막막하기만 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도에 따르면 지난 구제역 사태와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가축을 살처분한 농가 수는 총 2천481곳. 이중 지난 8월 말까지 살처분 보상금 지급이 완료된 농가 수는 804곳으로 전체의 32%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아직 보상금을 받지 못한 1천여 축산농가들은 아직도 별다른 수입이 없어 명절을 앞두고 시름만 깊어지고 있다.
도 관계자는 “정산을 완전히 마치지 못한 농가가 아직 많지만 추석을 앞두고 정산 업무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연휴 전까지 평가액의 90%까지 가지급금을 추가 지급토록 해 명절을 보내는데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훈기자 pshoon@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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