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겨우 냈더니 이젠 살 집이 문제"

대학생들 방 못구해… 새학기 찜질방·친구집 전전

가을학기를 시작한 아주대학교 대학생 강모씨(25)는 요즘들어 우울한 마음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전라도가 고향인 강씨는 원룸과 고시원을 알아보느라 백방 노력하고 있지만 방이 있으면 가격이 워낙 비싸고, 그나마 저렴한 거주공간을 찾아내면 이미 계약이 완료되면서 보름가까이 친구집과 찜질방을 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학비때문에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큰데 월세가 계속 올라 너무 부담스럽다”며 한숨지었다.

 

극심한 취업난의 한파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생들이 편안하게 쉴 공간을 찾는데도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전월세 가격 상승의 여파로 방값 부담을 느낀 대학생들이 원룸을 기피하면서 대학가 주변 원룸시장은 꽁꽁 얼어붙은 반면 고시원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1일 아주대학교 앞 S고시원은 조건에 따라 27만~35만원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60개의 방이 꽉 찼고, 학교에서 10여분 거리에 떨어진 D고시원 역시 22만~27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이전 학기가 시작될 무렵 10개의 방이 남았던 것과 달리 지금은 단 2개만 남아있다.

 

그러나 원룸 시장의 사정은 전혀 달랐다. 최근 신축된 A원룸의 경우 10개 중 단 3개만이 월세로 임대됐을 뿐 7개가 사용할 사람을 찾지 못하고 있다. 월세가 지난학기 대비 5만~10만원씩 상승하면서 학생들이 셋방을 구할 엄두를 내지 못해 빈방이 수두룩한 상태다.

 

또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가 위치한 율전동 일대 원룸들도 학생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직접 학내 커뮤니티를 이용해 방 주인을 찾는 경우가 빈번해졌지만 Y고시원 등 고시원들은 대기자까지 생겨났다.

 

아주대학교 부근 J부동산 관계자는 “학기 초라 기대를 했는데 원룸을 찾는 학생들 자체가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아예 거래가 실종됐다”며 “집주인들이 월세를 낮출 의향이 있어도 문의 자체가 없어 깎아줄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이지현기자 jh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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