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열홍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 원장

정재환 기획취재팀 jay@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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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서 통하는 스마트 콘텐츠 도시로”

서비스 산업 이끌 차세대 ‘新성장’ 동력

 

변화빨라 선제적이고 과감한 판단 필요

 

미래 10년 준비하는 전략세워 사업추진

 

“세상을 바꾸는 소프트 파워는 문화콘텐츠의 힘입니다.” 

 

29일 창립 10주년을 맞는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의 성열홍 원장(56)은 “세계는 유형의 하드웨어 상품보다는 무형의 소프트웨어 상품이 중심이다”며 “콘텐츠 산업은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어갈 먹거리 산업이며 우리나라 서비스 산업을 이끌어갈 차세대 핵심 성장 동력이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부임한 성 원장은 “신산업은 융합적이고 빠르게 변화한다. 따라서 선제적이고 과감한 판단과 투자가 필요하다”라며 “미래 10년을 준비하는 전략을 세워 경기도가 세계로 통하는 스마트 콘텐츠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고 밝혔다.

 

성 원장은 미 뉴욕공대에서 텔레커뮤니케이션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경희대에서 미디어 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뉴욕케이블 TV, NBC, 제일기획, 삼성영상사업단에서 활동한 국내에서 손꼽히는 미디어 전문가이다.

 

성 원장은 미디어 빅뱅 시대에 세계 각국의 현장에서 전개되는 커다란 변화의 물결과 진화의 방향을 한국 기업들이 공유해야 한다고 제언하고 점차 레드오션이 되고 있는 방송 미디어 산업을 블루오션으로 바꾸기 위한 유용한 사업 전략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Q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은 무엇을 하는 곳인가.

 

A  콘텐츠 분야에서 20여년 간 일해 왔는데 그럼에도 콘텐츠를 한마디로 말하기는 쉽지 않다. 경기도는 파주 출판단지, 부천 애니메이션, 고양 방송·영상, 성남 게임산업 등 크게 4개의 콘텐츠 클러스터가 있다.

 

우리 진흥원은 이런 콘텐츠 산업들을 집적화하고 육성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과거에는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주력했고 현재는 애니메이션, 게임 등과 함께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형태로 전환되고 있다.

 

Q  창립 10주년을 맞은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은 지난 10년 간 어떤 일을 해왔나.

 

A  10년 전에 진흥원을 설립한 임창열 당시 경기도지사의 혜안이 높다는 생각이다. 그때만 해도 미래산업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점쳐졌을 뿐 이렇게 커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지금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콘텐츠의 싸움이다.

 

애플이 승리한 것은 하드웨어와 소프웨어를 함께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고 우리 기업들은 하드웨어 박스만 있기 때문에 안되는 것이다. 진흥원은 대표적으로 지난 2007년 ‘신화창조 프로젝트’를 만들어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에 투자·지원했다.

 

경기도와 진흥원이 최초로 이 영화에 대한 5억6천만원의 투자 규모를 결정하면서 제작에 필요한 종잣돈이 마련됐고, 4년이 지난 지금 국내 극장용 애니메에션 최고기록을 가지고 있던 ‘로보트태권브이’ 디지털 복원판의 72만 관객을 넘어선 것은 물론, 2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

 

영화 ‘마당을…’ 투자, 관객 200만 눈앞 결실

 

기업 협력구축·1인 창조기업 육성 계획

 

5년내 매출 24조원·일자리 5만개 목표

 

한때 이 영화에 대한 직접 투자를 두고 이 영화에 대한 직접 투자에 대해 일부에서는 “진흥원이 세금으로 투기를 했다”고까지 했지만 결과는 결국 다르게 나타났다.

 

이번 투자로 거둔 수익은 다시 유망한 콘텐츠에 재투자해 수준높은 콘텐츠 제작을 지원할 것이다. 이와 함께 콘텐츠 기업 지원, 부천, 성남, 고양, 파주, 등 4대 콘텐츠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해 관련 기반시설을 제공하는 콘텐츠 산업 육성 발전을 위해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Q  진흥원이 현재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무엇이고, 앞으로 사업계획은.

 

A  진흥원은 5년앞의 비전을 수립했다.

 

첫번째는 콘텐츠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소기업 등 애플과 같은 대·중·소 협력, 상생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두번째는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 보자는 것이다. 요즘 제조업 업종이 10억의 매출을 올리려면 5명 정도의 인력이 필요한데 콘텐츠는 12~13명의 인력이 필요하다.

 

요즘 젊은이들은 콘텐츠 관련 산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1인 창조기업’을 많이 만들어 앞으로 신규 일자리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현재 도내에는 850개 콘테츠 기업과 2만8천명의 관련 종사자가 있는데 앞으로는 5만명까지 종사자를 늘릴 것이다. 현 부천시에 자리한 진흥원 건물에는 42개의 창조기업이 입주해 있는데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

 

앞으로는 소규모 기업을 많이 만들어 이렇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일자리도 만들어가려 한다.

 

진흥원은 15층의 교육 공간과 사무 공간을 축소해 1인 창조 기업 공간으로 리모델링하고 있다. 2015년까지 500개 창의기업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좋은 예로 LG가 스마트 TV를 만들어서 수출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많은 어플리케이션이 탑재된다. 진흥원이 5억원을 내고 LG가 5억원을 내서 어플리케이션을 탑재하는 20개 업체를 선정했다.

 

올 연말이면 20개 업체의 어플리케이션이 세계로 실려 나간다. 그 가운데 얼마나 성공할지 모르겠지만 일부라도 성공한다면 매우 큰 이익을 보게될 것이다.

 

이렇듯 창의기업 육성과 함께 대·중·소 협력사업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Q  통신·방송 융합과 종편 등장 등 이른바 미디어 융합 움직임이 활발한데 디지털콘텐츠 활성 방안도 이런 시대변화에 맞춰 달라져야 하는 것 아닌가.

 

A  오늘날 콘텐츠산업의 가장 큰 특징은 콘텐츠와 기술의 컨버전스로 융합형 콘텐츠가 진화의 방향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3D 홀로그램, 위치기반과 SNS의 결합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따른 콘텐츠를 소비하는 형태도 달라지고 있다. 극장, TV, 라디오, 신문, 잡지 그리고 인터넷 혁명을 넘어 언제 어디서든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모바일 플랫폼 혁명’이 도래하고 있다. 이른바 N스크린 시대다.

 

33억 달러(극장·부가판권)의 경제효과를 창출한 아바타는 3D, 컴퓨터그래픽(CG) 등 첨단 이모캡션 시스템과 거대 컴퓨터가 설치된 대형 스튜디오에서 제작했다.

 

이제 문화와 IT의 결합인 CIT(Culture+IT)가 시대적 패러다임이다.

 

Q  콘텐츠 빈부격차가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해소 방안은.

 

A  콘텐츠 상상 버스를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려 한다. 장비가 고가이고 사용이 어렵다보니 젊은층과 나이든 계층의 격차가 자연히 심해지고 있다.

 

젊은층과 달리 나이든 세대는 디지털콘텐츠를 폭넓게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요즘 정치인들은 트위터를 많이 활용하지만 그것을 접하고 볼 수 있는 계층은 한정돼 있다.

 

우선 버스에 디지털 기기를 가급적 많이 싣고 오지를 돌아다니며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에게 소개하고픈 마음도 있다. 요약하면 20~30대 젊은이들이 디지털 원주민이라면 40~60대는 디지털 이민자 수준으로 날로 새로워 지는 것들을 억지로 배워 간신히 사용하는 정도가 고작이다.

 

70대 이상은 완전히 디지털 소외계층으로 정보의 공유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콘텐츠 복지 분야에도 세심한 관심과 배려가 요구되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

 

진흥원은 디지털과 스마트 기기가 쏟아내고 있는 콘텐츠를 도민 누구나 즐기고 활용토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Q  도내 콘텐츠 산업에 대한 전망은.

 

A  경기도의 2010년 콘텐츠 산업규모는 6조7천187억원이며 올해는 7조1천89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국내 콘텐츠 산업 전체 매출의 18% 정도가 경기도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진흥원은 5년내 도내 콘텐츠 기업 매출 24조원, 콘텐츠 기업 일자리 5만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예전에는 중앙에 도움을 청하는 입장이었는데 최근에는 콘텐츠 산업도 탈 서울화되면서 성남만해도 엄청난 성장세를 보여 게임의 메카로 자리잡고 있다.

 

콘테츠 산업은 기본적으로 뭉쳐 있어여 한다. 만화기업들 끼리, 영화기업, 게임기업 등 각 분야별로 응집되어야 한다. 이를 지원하는 중심에 우리 진흥원이 있으며, 경기도는 콘텐츠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어느 지자체 보다 좋은 여건을 가지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도 경기도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고 투자도 늘고 있어 콘텐츠 산업에 대한 전망이 매우 밝은 상황이다.

 

Q  주로 사기업에서 왕성하게 활동해온 것으로 아는데 진흥원 같은 공익기관에서 일할 때 어려움은 없나.

 

A  사기업은 과정이 나빠도 결과만 좋은면 된다. 빠르고 효율적이다 예산에도 구애를 받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일처리에 있어서 효율적이고 빠르다.

 

하지만 공기업은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시한다. 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 같은 경우도 우리가 2007년도에 직접 투자를 했는데 4년이 지난 지금 결실을 맺었다. 그러나 4년전에 일했던 사람은 이제 하나도 없다.

 

공직 문화는 항상 과정을 중시하는 문화 때문에 결과가 늦어지는 것 같다. 그래서 부임 이후 결과를 중시하는 쪽으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진흥원이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하기 위해 기존 7가지 직급을 메니저, 팀장, 본부장, 원장 4단계로 대폭 축소했다.

 

직원 대부분이 프로젝트 중심의 메니저다. 결과에 따라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하루 아침에 변화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다. 조금씩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 주겠다.

 

대담=기획취재부 정재환 팀장 jay@ekgib.com

 

정리=최원재기자 chwj74@ekgib.com

 

사진=전형민기자 hmjeon@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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