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참을 인(忍)자가 셋이면 살인도 말린다’ 는 말이 있다. 어머니가 나에게 들려주신 이야기이다.
필자는 이 말을 입대를 앞둔 자식한테 강한 어조의 멧시지로 전달교육을 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며 춥고 배고프고, 고달픈 기합을 받아도 참아내야 한다. 참는 자에게는 복이 온다. 그렇지 못하면 엄마를 볼 수가 없으며, 먼 훗날 결혼은 물론 취직도 안 된다. 군대도 사람이 생활하는 곳이니 두렵게 생각지 말라는 당부를 했다.
매스컴을 통해 듣는 바 연간 국군들의 안전사고는 120여건, 자살이 80여건으로 희생을 당한다는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조국의 부름을 받아 피워 보지도 못한 꽃송이가 희생을 당하는 안타까움에 부모님은 물론 국가도 크나큰 손실이다. 젊은이들이 안전사고와 자살로 인한 죽음을 당하다니, 이것은 당연한 인재(人災)로서 막아야 한다. 사고는 사전예방이 최선이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국가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필자는 1970년대 초에 군대생활을 하면서 하사관 훈련을 10개월 받았다. 당시의 부식과 피복, 훈련, 환경 등은 오늘의 병영생활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다. 그래도 전우애는 있어 서로가 아껴주고 도와주면서 위로를 했다.
요즘 병영생활에서의 자살은 왜 발생하는가?
필자의 견해는 첫째, 성격이 괴팍한 동료가 잔꾀를 부려 자신의 입지를 다른 동료한테 노출시켜 힘을 과시하고, 거친 행동을 보임으로써 특별한 대우를 받아 나름대로 편안한 군대생활을 해 보려는 얄팍한 행동에서 사고의 원인을 제공하고 둘째, 집단생활에서 적응을 못하는 마마보이들이 왕따를 당하거나, 가정에서 부족함이 없고 고생을 안 하여 인내심과 자제력이 부족한 병사가 사고를 일으키며 셋째, 대형 사건사고의 뒤에는 항상 돈과 이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그 주인공들은 모두 바보가 아니던가?
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 필자는 우선 가정에서 ‘밥상머리 교육’을 통하여 자녀들의 몸과 마음을 건전하게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즉 “몸은 강건하게, 정신은 건전하게” 키워 올바른 판단력과 자제력 그리고 인내심을 길러 주어야 할 것이다.
둘째, 어릴 때부터 적절한 제제와 통제를 가하여 어느 정도의 아쉬움에 대한 자제력과 참을성을 체험하는 ‘통제교육’이 있어야 할 것이다. 요즘에는 모두가 외아들이다. 따라서 자녀의 요구에 통제와 제제는커녕 모든 것을 해주려는 부모님들의 생각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즉 부모의 보호막이 너무나 넓고 오래간다는 사실이다.
셋째, 병영생활에서는 언제나 상사와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풍토와 ‘전우애’의 발현이 필요하다. 형제 같은 전우애의 정신은 마음과 마음, 가슴과 가슴이 서로 통할 때만이 전우애가 솟구친다. 따라서 소대장과 선임하사는 부하들의 一擧手 一投足을 늘 보살펴 주고, 주기적인 개별 상담으로 마음의 애로사항을 치료 해주어야 하겠다.
넷째, 남성들만의 특수한 집단의 군대생활은 협동과 단결의 ‘군인정신’이 필요하다. 훈련과정에서 고달픔과 애로사항은 정신력으로 참고 견디면 극복될 수 있다. 군인정신은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건전한 정신력에서 강도 높은 훈련의 농도에 비례하게 된다.
요즘의 젊은이들은 운동부족과 비만으로 체력의 뒷받침이 안 되고, 정신력은 나약하며 인내와 지구력이 부족한 편이다. 따라서 강한 훈련과 기강에 못 견디면서 복무 기간만을 채우려는 군대생활은 우리 군을 병들게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순신 장군은 “싸움에서 죽기를 각오하면 살고(死卽生), 살기를 원한다면 죽을 것이다(生卽死)” 라고 했다. 무엇이든 죽을 각오로 살아가면 해 낼 수 있으니, 자살만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부모의 가슴에 못 박히는 불효자식이 된다는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사고는 기강이 해이되고 군기가 미약하며, 강도 높은 훈련이 부족할 때 일어난다.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자고 싶으며, 말을 타면 종을 부리고 싶은 심정이 바로 사람인 것 같다. 과연 북한에서는 안전사고와 자살이 얼마나 일어날까? 참으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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