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3주년’ 경기외고 박하식 교장
‘대학진학’ 성과 위주 학교운영서 탈피
원칙·도덕 어긋나는 교육 단호히 거부
해외교포자녀·외국인학생 문호 개방
“글로벌 top 7이 되기 위해 경기도 최고를 벗어나 한국 최고의 실력을 갖춰, 세계적인 고교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위대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음달 1일 취임 3주년을 맞는 학교법인 봉암학원(이사장 강영중) 경기외국어고등학교 박하식 교장(56)은 “경기외고의 교육 프로그램을 점차적으로 모듈화해 ‘교육의 한류’ 바람을 일으키는 진원지가 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취임 후 학교의 변화를 위한 주요 방침은.
교장 초빙 제안을 받고 학교 경영에 대한 구상을 하던 지난 2008년 8월 베이징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종합 7위를 했는데 이런 결과가 왜 학교에서는 이뤄질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우수한 학생들과 유능한 교사, 재정과 교육적 마인드에서 최고의 재단인 봉암학원으로 설립된 곳이 당시 명지외고였다.
젊은이들이 일구어낸 세계 7위는 다만 체육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성취 목표를 ‘글로벌 top 7’으로 삼았다.
당시 명지외고는 좋은 외고임에 틀림이 없었지만 좋은 외고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위대한 학교로 도약해야 된다는 책임감을 느껴 학교가 성취해야 할 목표를 ‘글로벌 top 7’과 ‘Good to Great high school’로 정해 추진했다.
- ‘Global top 7’을 위해 어떤 정책을 추진했는지.
대학 진학은 중요한 요소이고 평가의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것은 맞지만 성과만을 위해 학교 운영을 하다보면 많은 문제가 생기게 된다.
대학 실적이라는 것은 학생과 교사들이 학교 생활에 대한 긍지를 갖고 학교 생활에 대한 만족감이 높아질 때 부수적으로 따라 온다.
학교 생활에 대한 만족도, 학교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갖기 위해 변화를 시도했다. 명지외고에서 경기외고로 바꾼 것 뿐 아니라 교복·교가·시설도 보완하는 등 가시적인 변화를 통해 경기외고 가족의 마음가짐의 변화를 갖도록 했다.
국제적 표준 교육과정인 IBDP 도입을 준비, 2년 이상의 준비기간이 필요했지만 헌신적인 노력으로 지난 1월 국내 최초로 IB world school이 되는 소중한 결실을 맺게 됐다.
2천200여개의 세계적인 IB 학교들과 당당히 경쟁해 7위 안에 들어갈 수 있도록 정진해 나갈 것이다.
- 좋은 학교와 위대한 학교의 차이는 무엇인지.
학생과 학부모가 좋아하고 만족하는 학교가 좋은 학교이며 학생과 학부모가 만족을 넘어 감동을 받고 감사한 마음을 갖게 하는 학교가 위대한 학교이다.
위대한 학교란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것을 입맛에 맞게 제공하는 학교가 아니라, 꼭 해야 할 교육을 하는 학교이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심어 주며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교육을 하는 학교이다.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교육을 할 뿐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지 않지만 인격적인 삶을 위해,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교육을 하고 아무리 학생과 학부모가 원한다고 하더라도 원칙과 도덕에 맞지 않으면 단호히 거부하는 교육으로 위대한 학교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 정부가 외고에 대한 제한 조치를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정부·교육청으로부터 학교 운영에 대한 지원을 받지않고 학생의 수업료와 재단 전입금으로 운영되는 학교로 외고 정책 중 학교에 크게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정원 감축 정책이다. 개교 당시 40명 정원에서 25명 수준으로 줄어 들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학교나 법인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될 것이며 교육과정에서 일반 학교나 자율형 사립고보다는 상당한 제약이 뒤따라 진학 지도를 위한 교과 구성이 어렵게 돼 있다.
해외 교포 자녀와 중국학생을 비롯한 외국 학생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해 국제적인 명문·명품고등학교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 경기도가 우리나라 교육 혁신의 중심이 되고 있는 것과 발 맞춰 경기 교육을 글로벌화 하는데 이바지할 것이다.
- 학교발전을 위한 계획은.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로 출발해 외고로 전환한 학교이기 때문에 학교 기반 시설이 취약하다. 학교 본관과 기숙사 등이 오래 돼 보완해야 할 것이고 국제적 규격과 기준으로 볼 때 미흡한 부분도 많다. 우선은 기숙사 본관, 운동장의 시설을 국제적 수준으로 보완할 것이다.
졸업장만이 아닌 국제반 학생들에게 IB diploma를 수여하고 국내반 학생들에게 학교 인증제도인 GAFL 인증서를 줄 것이다.
교육 프로그램을 점차적으로 모듈화해 ‘교육의 한류’ 바람을 일으키는 진원지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가장 한국적이면서 국제적인 학교로 자리매김해 아시아 교육의 허브가 되도록 할 것이다.
의왕=임진흥기자 jhl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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