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파출소, 면사무소 방송듣고 사태 파악… 정보력·軍과 공조 부재 논란
지난 10일 연평도에서 2차례나 발생한 북한군의 포격과 관련, 치안 최일선에 있는 경찰의 대처능력과 정보력 부재가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경찰(인천 중부경찰서 연평파출소)은 이날 오후 1시께 북한군이 포격한 지 2시간 정도가 지나서도 사태를 전혀 파악하지 못한 채 현장 상황을 묻는 언론에 “그런 사실(북한군의 포격)이 없다,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경찰은 “‘훈련상황이 있으니 (주민들은) 동요하지 말라’는 방송만 들었을 뿐”이라며 북한군의 포격과 우리 군의 대응사격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다.
같은날 오후 7시46분께 북한군의 2차 포격 때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합동참모본부 공식발표에 따르면 이 시간 북한군의 해안포 사격으로 추정되는 2발의 폭발음이 울렸고 이 가운데 1발은 연평도 동북방 북방한계선(NLL) 부근에 떨어졌다.
하지만 이때도 경찰은 북한군이나 우리 군의 대응 사격이 있었는지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연평도는 평소 야간에 우리 군의 포 사격연습이 없기 때문에 작은 포 소리에도 주민들은 금방 감지할 수 있고, 대피하는 게 몸에 배어 있다.
우리 군이 이날 오후 8시2분께 NLL 쪽으로 대응 사격한 것을 포함하면 모두 5발의 포격이 들렸는데도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경찰관 어느 누구도 포격 소리를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루종일 긴장감이 고조돼있는 상황에서 경찰이 과연 위기의식을 갖고 있었는 지도 의문이다.
위기일발 상황에서 군과 경찰의 공조가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군은 북한군의 포격이 발생한 후 면사무소에 “우리 군의 대응사격이 있을 것”이라고 알렸으나 경찰에 대해선 연락하지 않아 경찰은 면사무소가 주민들에게 내보내는 방송을 듣고서야 사태를 파악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무실 안에 있으면 (포격)소리를 듣지 못할 수 있다. 방송을 듣고 우리 군의 훈련이 있는 줄로만 알았다”면서 “군이 우리에게 알려주지 않는 한 이처럼 민감한 문제는 우리로선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혜숙기자 phs@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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