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 신분이 취업에 유리하다…” 넘치는 ‘장수대학생’

휴학… 졸업 미루기

재학생 신분이 취업에 유리하다는 판단에 대학 졸업을 미루는 속칭 ‘장수 대학생’이 날로 늘고 있다.

 

8일 대학정보공시센터와 도내 각 4년제 대학에 따르면 도내 A대학은 지난 한해동안 5천800여명의 학생이 휴학, 총원 대비 재학생 비율을 나타내는 재학생 충원률이 123.4%를 돌파했다.

 

B대학 캠퍼스도 지난해 재학생 충원률이 122.8%에 달했으며, C대학도 121.3%를 기록해 정원보다 20%나 많은 학생들이 학교에 다닌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수치에는 일부 정원외 입학생이 포함되기도 했으나, 대부분이 4년~7년 주기로 돌아가는 재학기간을 초과한 학생들이다.

 

졸업 요건을 일부러 채우지 않거나 재학과 휴학을 반복하며 졸업을 늦추는 이들의 목적은 물론 취직이다.

 

졸업 후 장기간 취업하지 못한 대학생들이 입사지원시 신규졸업자나 졸업예정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처우를 받는다는 인식 때문에 졸업을 미루는 것이다.

 

부천에 사는 양모씨(31)는 올해로 대학생활 9년차에 접어든 00학번 장수 대학생이다. 중간에 군입대 기간까지 합치면 12년째 대학 정문을 들락거리고 있는 셈으로, 그는 학과내는 물론 학부에서도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하반기중 취업에 성공하지 못하면 올해도 학교에 남을 생각이다.

 

아직 취업하지 못한 주위 친구들이 면접관으로부터 “졸업하고 여태 뭐했냐?”며 구박(?)당한 얘기를 자주 들었기 때문이다.

 

도내 유명 사립대 대학원에서 다니는 최모씨(29·여)는 취업을 했다가 다시 학교로 돌어온 특이한 케이스다. 최씨는 지난 2005년 무역업체에 취직했다가 회사가 부도로 문을 닫자 이 대학원 경영학 과정에 입학했다. 최씨의 결정에는 대학원생 신분이 취업에 유리하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

 

도내 한 대학 관계자는 “취업을 위해 학교에 남는 학생이 늘었지만, 반대로 보면 학교 자체적인 취업지원 프로그램이 학생들에게 인정을 받고 있는 것”이라며 “일부 학교에서는 이를 막기 위해 재학기간을 제한하는 강제졸업제도까지 도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호진기자 hj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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