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도 떨어진 과일 거들떠도 안봐” 계속된 장맛비에 손님 발길 뚝 버려진 과일 보며 상인들 ‘속앓이’
“최근 계속된 장맛비로 과일 당도가 떨어져 소비자들이 거들떠 보지도 않습니다.”
2일 오전 7시께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농수산물도매시장 앞.
이곳에서 만난 도매상 최모씨(56·인천시 남동구 만수동)는 “20여년째 과일 도매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요즘처럼 어려울 때가 없었다“며 이처럼 호소했다.
전국에서 올라온 과일을 구입하기 위해 평소 같으면 인산인해를 이뤘으나 이날은 한산했다.
상인들은 10~20% 낮은 가격을 제시했지만, 올여름 유난히 긴 장마와 잦은 폭우 등으로 과일 당도가 떨어져 손님은 절반으로 줄었다.
이 때문에 상인들의 속앓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소매상 윤모씨(53·인천시 남구 학익동)는 “산지에서 농민들로부터 구입한 가격에 내놓아도 당도가 떨어져 반응이 시큰둥 하다”며 “(우리같은) 상인들도 그렇지만, 애지중지 키워온 농민들의 심정도 안타까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구월동 농수산물도매시장 내 쓰레기장에는 수박, 참외, 자두, 자몽, 오렌지 등이 버려져 있었고, 이들 과일을 선별해 무료로 가져 가는 이들도 있었다.
소매상 김모씨(49·여·인천시 중구 항동)는 “매년 물가는 오르는데 과일값은 10년째 제자리인데다, 장맛비로 당도도 떨어져 산지에서 구입한 원가에 내놓아도 찾는 이가 없다”며 “과일이 팔리지 않아 쓰레기장에 버릴 때는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주부 한모씨(43·여·인천시 연수구 옥련동)는 “구월동 농수산물도매시장 등이 마트보다 과일값이 저렴한 건 알고 있지만, 최근 과일 당도가 떨어지는데다 바구니 물가가 들쭉날쭉, 과일 구입이 꺼려진다”고 말했다.
허현범기자 powervoice@ekgib.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