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디자인 총괄추진단에 발령을 받고 오는 9월1일부터 3일까지 일산 킨텍스 전시장에서 개최될 ‘경기디자인 페스티벌 2011’을 기획하면서 그동안 나 자신이 디자인을 특별하게 생각하며 인식하고 있지는 못했지만, 나의 생활에 수많은 디자인의 요소들이 깊숙이 스며들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혹시 나처럼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디자인’이라는 것이 자신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편견을 깨뜨리고, 또 ‘경기디자인 페스티벌 2011 - 함께하는 디자인 축제’를 우리 모두의 디자인 축제로, 같이 즐기는 계기로 전환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까지 나는 디자인이라 하면 주로 ‘패션 디자인’을 떠올리거나, ‘산업·공업·생활디자인’ 등일지라도, 여성들이나 어떤 특정층만이 필요로 하는 것들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일상에서 매일매일 접하고 있는 제품디자인, 시각디자인, 환경디자인, 웹디자인 등 이루 셀 수 없이 많은 디자인의 물결 속에 살고 있었지만, 이제까지는 디자인을 디자인으로 잘 느끼지 못하고 사용 중이면서도 나와는 무관한 것으로 일관했던 것 같다. 그런데 아침부터 저녁까지 디자인에 대한 계획과 발상을 접하는 지금,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심도 있게 다가오며 내 생각을 채우고 있다. 일상 ‘업무’ 또는 ‘의무’로서의 디자인이 아닌 나의 지극히 ‘사적인 삶’에서 이미 나에게 들어와 있었던 디자인들의 모습으로 말이다.
다시 말하면 새로운 시각으로 디자인을 접목한 후, 길을 걸으면서도 이전에는 별로 눈길을 주지 않았던 길가의 울타리와 담장 그리고 보도블럭들이나 주변의 많은 디자인된 것들을 바라보며 그 발상과 편리성, 실용성, 예술성 등에 감탄하며 걷게 되고, 차를 타고 다닐 때도 단지 글씨나 알림용 표시기호로 생각했던 광고간판들이 장식물로서 역할을 감당하는 것 같기도 하고, 식당이나 공공장소 사무실 안에서도 내가 사용하는 많은 도구와 사무기기들, 심지어는 화장실에서까지 새롭게 디자인을 바라보는 버릇이 생겼다.
왜 이런 모양으로 만들었을까? 왜 저런 색의 도안이 필요했을까? 왜 저런 재질을 사용하였을까? 등에 의구심을 갖고 나중에 그 이유를 알게 되었을 때, 그 디자인의 실용성과 편리성 그리고 배려함에 감동받기도 하고, 그런 조그만 아이디어를 실용화시킨 많은 노력에 고마움을 느끼기도 하였다.
이 글을 쓰게 된 동기이기도 하지만, 왜 갑자기 이런 버릇과 시각이 생긴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내가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았기 때문이 아닐까싶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조그만 관심을 가질 때 눈에 띄고, 변화 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되며, 그 결과로 저변 확대와 진보·발전이 이뤄진다고 본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 도민들에게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사업으로 ‘경기디자인 페스티벌’도 매년 새롭게 기획되고 개최되는 것이라 생각하며 그 필요성에 공감을 갖는다. 나의 작은 관심이 세상을 바꾼다고 했던가? 이 글을 읽는 분들 가운데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디자인과 더불어 우리의 삶이 더 멋있고 풍요롭게 바뀌지 않을까 생각하여, 이런 것들을 함께 느낄 수 있고 함께 활용하며 즐길 수 있는 ‘경기디자인 페스티벌 2011 - 함께하는 디자인 축제’를 소개하며 생각을 나누고자 한다.
이한준 道 디자인총괄추진단 디자인산업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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