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줌 재로 돌아간 꿈많은 청년
“그렇게 좋아하던 학교도 이제 못가고… 불쌍해서 어떡하나”
29일 오후 2시30분께 춘천 산사태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인하대학교 故 성명준씨(20·생명화학공학부)가 부평승화원에서 한줌의 재가 돼 가족들 품에 안겼다.
이날 화장터까지 함께한 성씨의 고등학교, 대학교, 동아리 친구, 선·후배들 100여명은 친구가 떠나는 마지막 모습을 지켜주려고 끝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다.
대학에서 한 학기동안 함께 생활한 친구 이호범씨(20·인하대 생명화학공학부)는 “이제 갓 스물이 됐을 뿐인데 제대로 대학생활 한번 즐겨보지 못하고 이렇게 친구를 보내야한다는 게 정말 안타깝고 마음 아프다”며 “다른 친구들도 많이 슬퍼하고 아쉬워하고 있다는 걸 명준이가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또 다른 친구인 박종훈씨(20·인하대 생명화학공학부)는 “술자리도 같이 하면서 더 친하게 지내지 못했던 거 많이 후회가 된다”며 “좋은 일 많이 하던 친구니까 꼭 좋은 곳으로 가서 편히 쉬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씨와 같은 동아리(아이디어뱅크) 선배들도 후배가 떠나는 마지막 길에 동행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선배는 “졸업한 지 6~7년이나 되다보니 명준이랑은 한번도 동아리생활을 함께 해보진 못했지만 마지막 가는 길이라도 선배들이 함께 해주자는 뜻으로 참석했다”며 “부디 좋은 곳에서 마음 편히 지내고 그곳에서나마 못다 이룬 꿈 다 이뤘으면 좋겠다”면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성씨의 시신을 실은 장례차량은 이날 오전 11시30분 인하대병원 장례식장을 떠나 오전 11시 50분께 인하대학교 본관 합동분향소를 방문, 성씨의 영정사진을 든 누이동생이 분향소를 한바퀴 돌아본 뒤 부평승화원으로 향했다.
/김미경기자 km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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