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 노동계 ‘격변의 회오리’

‘한지붕 세가족’ ‘아바타 노조’ 등 노-노 갈등 증폭

복수노조 시행으로 노동계가 극심한 변화의 회오리를 겪고 있다.

 

건전한 노사문화 조성이라는 취지로 이달부터 복수노조가 허용됐으나 노·노갈등의 부작용이 속출하는가 하면 이색 노조들이 생겨나기도 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26일 전국 지방고용노동청 등에 따르면 인천 삼화고속 노조는 파업을 풀기 위해 노사간 교섭을 진행하던 중 노조가 민주노총, 한국노총, 사측계열 등 3개로 분열되면서 협상이 중단됐다.

 

삼화고속 노조는 임금교섭 결렬로 지난 6월 말과 이달 초 두 차례 파업을 벌였다가 인천시의 중재로 지난 10일 파업 중단과 함께 협상을 진행해 왔으나 지난 20일 민주노총 계열 노조가 다시 무기한 파업을 선언하고 노선별 1∼2대씩 모두 10여대의 심야버스 운행을 중단하면서 노·노갈등이 전개되는 상황이다.

 

한편 복수노조 시대를 맞아 이색 노조들도 고개를 들고 있다.

 

노조 설립 자유가 확대되고 조합원들의 노조 이중 가입도 가능해지면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노조들이 생겨나 복제노조로 불리는 ‘아바타 노조’가 나타나는가 하면 ‘한지붕 세가족 노조’까지 나타났다.

 

고용노동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의정부지청은 최근 현대증권의 기업노조로 알려진 ‘현대증권 노동조합’에 노조설립 신고 필증을 내줬다.

 

이 노조는 현행 산별노조 형태로 조직되어 있는 민주금융노조 현대증권 지부의 ‘아바타 노조’로 오해받던 곳이며, 새로 설립된 현대증권 기업노조는 기존 노조에서 탈퇴한 조합원들이 기존 노조와 노선을 달리하면서 현대증권 임단협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지붕 세가족 노조’도 생겼다. 한국노총 소속 노조만 활동해오던 금호고속에는 지난해 7월 기존 노조의 임단협에 반발해 일부 노조원들이 탈퇴, 민주노총 소속 지회가 설립됐다.

 

이와 함께 복수노조 시행으로 금호산업㈜ 고속사업부 광주지역노동조합(조합원 8명)이 추가로 설립되면서 금호고속에 총 3개의 노조가 존재하게 됐다.

 

고용부 관계자는 “복수노조 시행으로 조합원의 노조 이중 가입이 가능해졌다”며 “일부 지역에선 상조회가 노조로 발전하는 등 다양한 이유를 가진 노조가 출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현기자 jh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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