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속 근로자 “SOS” 빙과류·음료수 공습

도내 산업현장 ‘더위사냥’ 백태, 미숫가루·수박화채 간식으로 최고인기

수원 삼성전자의 한 식당 앞. 연일 푹푹찌는 날씨에 지친 직원들의 발길을 멈춘 이 곳은 삼성전자가 직원들을 위해 마련한 아이스크림 이벤트장이다. 100%에 가까운 당첨률을 자랑하는 덕분에 꽁짜 아이스크림 보급소 개념이 더 크기는 하지만 직원들간의 친목 도모와 더위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 호응이 좋은 편이다.

 

길었던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산업현장마다 여름나기 대작전이 시작됐다.

 

21일 도내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무더위로 각 산업현장마다 작업 효율 감소와 공사 중지 등 부작용이 잇따르면서 지치고 늘어진 직원들을 달래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와 폭염 대책이 추진되고 있다.

 

복불복 게임으로 아침마다 간식을 제공하는가 하면 지하대피소를 만들어 근로자들의 쉼터로 제공하는 곳까지 있다.

 

대림 광교 1차 e편한세상 아파트 건설현장에는 최근 비치 파라솔이 등장했다.

 

공사가 상당부분 진행돼 휴게소로 쓸 컨테이너를 놓을 공간이 없자 비치 파라솔을 설치해 근로자들의 쉼터로 제공하는 것이다. 각 동과 주요 시설물에는 식염정제알약이 비치돼 있고, 식당과 사무실에 제빙기를 설치해 24시간 얼음물에 샤워(?)까지 할 수 있다.

 

공사가 거의 완료된 지하층에는 대피소가 마련됐다. 평상과 의자가 설치돼 휴식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폭염으로 인한 작업중지 시간에는 낮잠 장소로 애용된다.

 

롯데 파주교하 캐슬앤칸타빌 건설현장에서는 아침마다 복불복 게임이 벌어진다. 협력업체들이 참여하는 일종의 간식 쟁탈전으로 승리팀에는 음료수와 아이스크림, 과일 등이 주어진다.

 

현대제철 인천공장도 폭염 대책으로 먹거리를 마련했다. 연중 상시 설치돼 있는 제빙기로는 3천여명에 달하는 직원들의 더위를 잡기에 역부족이라는 판단에서다. 근로자들에게 갖가지 음료수와 수박화채, 얼음 미숫가루를 수시로 제공하고 안전을 위해 아이스팩 등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열차단 보호장비를 강화했다.

 

도내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요즘 같은 폭염속에서는 작업 효율도 문제지만, 안전사고 위험이 있어 무리한 작업을 자제할 수밖에 없다”며 “일할 수 있는 시간대에 직원들의 체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다양한 방법을 동원 중”이라고 말했다.

 

이호진기자 hj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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