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총기사건’ 현장검증 비공개로 진행
해병대 총기사건에 대한 현장검증이 19일 오전 강화도 해병대 2사단 해안소초에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해병대 중앙수사단은 동료에게 총을 쏜 해병대 김모 상병(19)과 범행을 공모한 혐의를 받는 정모 이병(20)을 데리고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흰 모자를 쓴 김 상병은 환자복 하의에 빨간색 티셔츠를 입고 왼쪽 팔과 왼쪽 다리 등에 깁스를 한 채 이날 오전 8시30분께 구급차를 타고 소초에 도착했다. 뒤이어 도착한 정 이병은 군복 차림에 뿔테 안경을 쓰고 양 손목에 수갑을 찬 모습이었다. 사건 관련자로 추정되는 다른 장병 1명도 수갑을 찬 채 군용 차량을 타고 현장에 도착했다.
수사단은 유족과 사건 관계자들이 다 모인 이날 오전 10시께 막사 안에서 현장검증에 들어갔다. 사건 당일 음주 경위와 총기·탄약 절취 과정, 범행 과정, 수류탄을 터뜨리게 된 경위 등에 대한 검증이 2시간30여분 동안 진행됐다.
희생 장병 유족 10여명과 수사 관계자, 국가인권위원회 관계자 등이 참관했다.
추광호 해병대사령부 공보과장은 “유족들이 안정되고 차분한 상태에서 현장검증을 지켜봤고, 김 상병은 고개를 숙이고 말을 하지 않은 채 검증에 임했다”고 말했다.
검증이 절반 정도 진행됐을 때 김 상병이 복통을 호소, 검증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故 권승혁 상병(20)의 아버지는 “김 상병이 현장검증에서 자신은 왕따당했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했다. 언론에 보도가 잘못 나가 유족들이 큰 상처를 입었다”며 “그런 보도는 죽은 아이들을 한번 더 죽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숙기자 phs@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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