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안성캠퍼스 7개학과 서울캠퍼스로 흡수… 휴학생 속출
“이럴 줄 알았으면 다른 대학을 선택했을 거예요”
중앙대학교 안성캠퍼스(분교) 중어학과에 재학 중인 09학번 K씨(21·여)는 요즘 대학생활의 재미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추진된 학사 구조조정이 올해 본격 시행되면서, 중어학과가 서울캠퍼스 아시아문화학부로 통폐합된 후 과 분위기가 상당히 침체했기 때문이다.
기존의 학생들은 안성캠퍼스에서 강의를 받고 졸업할 예정이지만, 신입생은 들어오지 않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새내기 중심으로 진행되던 과행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K씨는 수강문제도 심각하다고 지적한다.
올 들어 1학년 전공강의가 개설되지 않은 것에 이어 해마다 한 학년씩 강의가 없어질 예정이지만, 휴학·군생활 등으로 인한 복학생 수강문제에 대한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학과 통폐합으로 학교가 뒤숭숭해지자 휴학생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에는 1학년생 3분의 1이 휴학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K씨는 “몇 년 후엔 어떻게든 해결돼 있을 테니 휴학하고 보자는 식”이라며 “09학번 48명 중 지난 학기 재학생은 18명뿐이고, 이 중에서도 2학기에 예정에 없던 휴학을 계획하는 동기들이 있다”고 말했다.
상황은 일어학과도 마찬가지로 서울캠퍼스 아시아문화학부로 통폐합하면서 통상적으로 2학년을 마친 후 휴학하던 학생들이 1학년을 마친 후 휴학을 강행하고 있다.
일어학과 10학번 58명 중 20여 명이 지난 학기에 휴학했다.
이처럼 올 들어 대규모 학과 통폐합을 단행한 중앙대가 부작용에 신음하고 있다.
17일 중앙대 안성캠퍼스 총학생회 등에 따르면 중앙대는 지난해 18개 단과대학, 77개 학과(부)로 구성된 학문단위를 10개 단과대학, 46개 학과, 61개 모집단위로 변경키로 하고 2011학년도부터 이를 적용하면서 안성캠퍼스는 일어학과, 중어학과 등 7개 학과가 서울캠퍼스로 통폐합됐다.
이에 대해 안성캠퍼스 총학생회는 이번 구조조정은 학과 통폐합이 아닌 폐합이라고 지적, 분교에 돌아갈 혜택에 대해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아론 총학생회장은 “분교에서 일방적 희생을 감수했으므로 본분교 통폐합에 따른 혜택을 구체화하도록 대학 측과 지속적인 면담을 할 예정”이라며 “현재 대학 측이 본분교 통폐합을 진행하는 만큼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사 구조조정과 관련, 현재 단국대가 중앙대의 지난해 상황과 비슷한 것 같다”며 “대학은 구조조정으로 인한 처우개선 등에 대해 뚜렷한 청사진을 제공해야 할 것이며, 총학생회 차원에서 연대가 가능할 시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성보경기자 boccu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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