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열반 고교' 高3도 학급재편성…반발 거세져

학생·학부모들 “입시에 악영향” 민원 잇따라

경기지역 10개 고등학교가 현행 교육규정상 엄격하게 금지된 ‘우열반’을 편성, 운영해오다 적발(본보 6월16일자 6면)된 것과 관련, 오는 2학기 전까지 전 학년의 학급편성을 다시 하게 되면서 학생 및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대입시험을 불과 몇 개월 남겨둔 고3 수험생들은 학급 재편성에 따른 환경변화가 입시준비 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에 항의성 민원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14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일부 고교들이 불법 우열반을 운영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달 10일 도내 전 고교를 대상으로 점검을 벌여 10개 학교를 적발, 1학기 기말고사 직후 학급을 재편성토록 명령했다.

 

이와 함께 이미 우열반을 해체하고 스스로 학급 재편성 작업을 하는 2개교에 대해서는 기관 주의, 나머지 8개교에 대해서는 기관 경고조치 했다.

 

이에 따라 최근 기말고사를 끝낸 해당 학교들은 올 2학기부터 전교생의 학급을 모두 재편성해 운영해야 한다.

 

그러나 해당 고교 학부모 및 학생 대부분은 학기 중 학급 변경으로 담임교사와 급우들이 바뀜에 따라 수업분위기가 흐트러지고 학생들도 새로운 학급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학급 재편성에 따라 담임교체도 불가피해지면서 고3 수험생들의 경우 새로운 담임이 학생들의 적성 등 파악에 미흡,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대입 수시전형 지원서 작성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도교육청 홈페이지에 “다음 달이면 대학 수시전형 원서 접수도 해야 하고, 수능시험도 눈앞에 다가왔다”며 “반년 만에 학급을 바꾸도록 해 학생을 혼란에 빠뜨리는 도교육청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다”고 비난했다.

 

또 성남의 한 학생은 “학생들 동의 없이 갑자기 반을 바꾸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이냐”며 “고3들은 학급 재편성으로 불안하고 불편할 것 같다”고 게시했다.

 

아울러 또 다른 한 학생은 “우등반과 일반반 학생들이 갑자기 한 교실에서 공부를 하면 마찰이 빚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학생 및 학부모들은 우열반 편성이 규정 위반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학급 재편성을 학년을 마친 뒤에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급 재편성에 대한 혼란과 불편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우열반 편성 자체가 규정을 어기고 있는 만큼, 학급 재편성은 불가피하며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철기자 scp@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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