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화고속 재교섭 복수노조가 ‘발목’

직원 20명 새 노조 설립… “일방적 임금협상 인정 못해” 반발

삼화고속 노사의 임금협상 재교섭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에는 복수노조가 발목을 잡았다.

 

14일 삼화고속과 노동조합에 따르면 이날 1차 재교섭 시작을 조건으로 지난 10일 사흘 동안의 파업을 중단했으며 매주 2차례씩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기로 노사합의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첫날 교섭부터 파행을 겪으며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이달부터 복수노조가 허용되면서 최근 삼화고속 내 직원 20여명이 새 노조를 설립, 복수노조 단일교섭창구를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 노조(250여명 규모)의 일방적인 임금협상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이날 새 노조 조합원 20여명과 새 노조가 소속된 한국노총 조합원 30여명 등은 교섭이 열리기로 돼 있던 삼화고속 인천영업소를 봉쇄하고 사측 교섭위원들이 교섭장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았다.

 

기존 노조는 복수노조가 시행되기 이전부터 임금협상을 진행해왔고 사측도 재교섭에 나서기로 합의서까지 작성한 만큼 정당하게 교섭권을 획득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더욱이 사측이 새 노조 반대를 이유로 이날 교섭에 임하지 않은 건 노사합의사항에 반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기존 노조는 오는 19일로 예정된 2차 교섭에도 사측이 성실하게 교섭에 나서지 않을 경우 재파업에 돌입하는 등 강경책을 쓸 수밖에 없다는 방침이다.

 

이를 중재해야 하는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복수노조 시행 이전부터 진행된 교섭을 인정할 지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어 복수노조로 인한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나대진 삼화고속 노조위원장은 “시의 중재로 노사합의서에 서명까지 한만큼 정당한 교섭권을 인정해야 하는 게 아니냐”며 “사측이 약속을 어기고 새 노조 결성 반대를 핑계로 교섭에 나서지 않을 경우 파업까지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km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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