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도매업에도 '변형 SSM' 진출…상인 피해

SSM 진출 이어… 식당에 식자재 직접 납품 중소상인들 피해

대기업들이 기업형 슈퍼마켓(SSM)으로 골목 경제를 점령한데 이어, 도매업계까지 변형 SSM을 진출시키고 있어 지역 도매업계에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12일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기업인 대상㈜ 산하 대상홀딩스는 J식자재업체를 인수, 삼산농산물도매시장 인근인 부평구 삼산1동 508의3 일대 매장을 다음달초까지 600㎡ 규모로 확장하고 있다.

 

대상이 지역 식자재 도매업계로 진출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으로 다른 시·도에서 직영방식으로 다물FS(Food Service)를 운영하던 것과 달리, 기존 식자재업체를 인수해 지분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출방식을 바꿔 간장이나 고추장 등 장류부터 설탕과 소금 등 조미료까지 각종 식자재들을 식당과 슈퍼마켓 등에 도매로 납품·판매할 계획이다.

 

이에 지역 도매업자들과 인천도매유통연합회는 다른 시·도 피해사례를 조사하는 한편 이 공사가 당국으로부터 허가받지 않아 불법이라며 향후 사업조정을 신청하고 항의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같은 대기업의 도매업계 진출은 이미 여러 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동구 송림동 이마트 송림점도 지난 5월 업종을 바꿔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운영을 맡아 기존 낱개 판매 대신 슈퍼마켓과 식당 등을 대상으로 낮은 가격으로 대량 판매하는 창고형 도매판매로 전환했다.

 

온라인으로 캔류부터 냉장식품까지 이마트 물품을 슈퍼마켓까지 직접 배송·판매하는 이마트 이클럽(E-Club)도 지역 대형 슈퍼마켓들을 대상으로 영업망을 확장하고 있다.

 

지역 도매업계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간장업계 대리점이 간장 1말(18.039ℓ)을 1만3천원에 구입해 소매업계에 1만4천원에 판매하던 것과 달리 다물FS와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은 1만2천500원에 판매해 가격경쟁은 물론 유통질서에도 혼란을 가져 올 것으로 보인다.

 

정재식 인천도매유통연합회 본부장은 “이들 대기업 진출 품목들은 중소기업 및 영세 상인들이 생산해 공급하던 품목들”이라며 “기존 대형 마트와 SSM 등의 진출이 1라운드라면, 슈퍼마켓과 식자재 직접 납품은 2라운드, 3라운드로 접어 드는 상태”라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ekgib.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